생리대 논란 2라운드…유해성 의혹 제기측 “식약처 조사 믿을 수 없어”

“식약처는 ‘릴리안과 순수한면 생리대가 모두 안전하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깨끗한나라 공식 홈페이지)


“식약처 발표만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로 인한 생리기능의 장애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소송은 계속 진행할 것” (법무법인 법정원)

생리대 안전성 논란이 2라운드로 접어들고 있다. ​‘시판 생리대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발표에 따라 유해 논란을 빚었던 일부 생리대 제품이 재판매되고 있지만, 여전히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측은 소송을 계속 이어가면서 맞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릴리안 생리대를 생산하는 깨끗한나라는 지난 16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판매된 이후, 현재는 대형마트 등오프라인 채널에서도 릴리안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6일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릴리안 초흡수’, ‘순수한면’  제품 등이 판매되고 있다. 

 

구매 페이지에는 ‘릴리안은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제조관리 하고 있는 안전한 제품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여전히 릴리안 생리대를 불신하고 있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고자 게재된 것이다. 

 

깨끗한나라는 재판매와 동시에 환불도 진행하고 있다. 제품 수거 기간은 이달 31일까지이며, 환불액 역시 이달 20일부터 12월31일까지 지급하겠단 방침이다.

26일 온라인에서 깨끗한나라 생리대인 릴리안과 순수한면 등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홈페이지 캡처

◇ ‘릴리안 소송’, 내달 20일 변론기일… “식약처 결과 믿을 수 없다”

반면 여전히 릴리안 생리대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측도 있다. 릴리안 생리대 사건이 터진 직후인 8월 21일 개설된 카페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소송준비 모임’은 식약처 결과와 무관하게 소송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릴리안 집단소송 진행을 맡은 법무법인 법정원은 식약처가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한 지난달 28일 직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법정원 측은 “일단 식약처의 평가결과가 신뢰할 수 있는 장비와 평가방법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지 검증되지 않아 그 평가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식약처의 자체 평가방법을 신뢰한다 하더라도 이는 검출된 VOCs(휘발성유기화합물)의 개별 성분 하나 하나의 함량이 인체에 위해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VOCs가 포함된 생리대로 인해 생리량 감소, 생리주기의 변화 등 생리기능의 장애를 초래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피해자 소송준비 모임 등은 식약처 1차 조사 결과를 예상했다는 입장이다. 시판 생리대의 위해성을 인정할 경우, 식약처가 제조사에 대한 감독 의무 태만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법정원 측은 재판부에 생리대 위해성 평가를 국가기관이나 제조사 측이 아닌 제3의 독립 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무법인 법정원 관계자는 “식약처 발표 내용과는 별개로 소송은 진행된다”면서 “내달 20일이 변론기일이다. 자세한 사건 진행 상황이나 입증 방향 등은 구체적으로 밝힌 수 없지만 현재 5300명이 함께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소송 진행에 있어 이번 식약처의 1차 조사 결과를 더욱 치밀하게 분석할 것”이라며서 “향후 2차 조사결과, 그리고 이후 있을 역학조사 등에 있어 객관적이고 공정한 검증에 의해 VOCs의 위해성 및 생리기능 장애와의 인과관계 등을 입증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생리대 유해성 논란과 관련하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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