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은 탈모 종류별로 차이, 모발이식수술도 증가…스트레스 피하고 초기 병원行 필수

그래픽=김태길 디자이너
깊어지는 가을 만큼, 탈모인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탈모가 시작되기 전 모발관리 등 예방에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탈모는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지칭하며, 일반적으로 두피 성모가 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성모는 굵고 검은 머리털을 말한다.   

 

탈모 현상이 가을철에 심해지는 데는 근거가 있다. 가을철 공기가 건조해지면서 두피의 유분과 수분 균형이 깨지는데, 이 때 두피에 각질이 많이 생겨 모공이 막히게 되는 것이다. 스테로이드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가을에 많아지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테스토스테론이 인체 내 효소로 인해 디하이드테스토스테론으로 바뀌면 모발의 성장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모근을 약하게 만들어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 

 

탈모 원인은 성별로도 구분해볼 수 있다. 남성은 호르몬 변화나 영양 불균형, 스트레스, 나쁜 생활습관, 가족력 등이 원인이다. 나쁜 생활습관은 기름진 식습관과 흡연 등을 지칭한다. 또 부모 중 한 사람이 탈모면 자녀가 탈모될 확률이 50%에 달하며, 부모가 모두 탈모면 탈모가 유전될 확률이 80%에 육박한다. 

 

과거에 비해 여성 탈모 비중도 급격히 높아지는 추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5년간 탈모 치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총 103만명이며 이중 여성이 47만명에 달할 만큼 비중이 늘었다.

 

여성 탈모는 호르몬 여파나 유전적요인, 스트레스 등으로 발생한다. 특히 이 중 스트레스가 탈모에 영향이 크다는 연구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교 연구팀이 90쌍의 남성 쌍둥이와 98쌍의 여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탈모에 대해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탈모의 가장 큰 요인으로 결혼생활에 따른 스트레스가 꼽혔다. 남편과 사별을 했거나 이혼 등으로 혼자 사는 여자의 탈모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다.

 

탈모 치료법은 종류에 따라 다르게 진행된다. 우선 M형 탈모의 경우 남성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생성을 억제하는 약물을 하루 두 번 정도 바르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형 탈모는 모발이 지름 1~5cm의 원을 그리며 빠지는 형태를 지칭한다. 이 경우 면역계의 이상반응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제 주사를 처방하는 사례가 많다. 확산형 탈모는 탈모의 직접 원인이 다양한 편이다. 이에 원인을 집중적으로 파악해 먹는 치료제와 바르는 치료제 등을 진행한다. 먹는 탈모치료제로는 전문의약품은 한국MSD 프로페시아, 일반약은 동국제약 판시딜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다만 의료 전문가들은 바르는 의약품은 부작용이 적지만, 먹는 치료제는 주의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남성호르몬이 있는 탈모치료제는 가임기 여성 환자가 피해야할 의약품이다. 

 

탈모 환자들이 늘어나는 데 반해 탈모치료제 시장은 확대되지 않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신약이 등장하지 않고 있는 점을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탈모치료제가 수시로 부작용 논란에 오르고 있어 신규 환자 진입이 비교적 적은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모발이식수술을 받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주로 남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발이식수술은 후두부 모발을 탈모 부위로 옮겨 모근이 새로 자라게 하는 수술을 지칭한다. 약물이나 주사요법은 탈모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모발이식은 빠른 시간 내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단, 탈모 원인과 유형 등이 환자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수술에 앞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갖고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운하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는 “모발이식수술의 경우 모발을 이식하는 부위와 이식하지 않는 부위의 조화도 꼼꼼히 고려해봐야 한다”면서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다. 

 

탈모에 좋은 음식도 환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다. 통상 채소, 과일 등 알칼리성 식품과 해조류나 칼슘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유익하다. 흑임자와 검은콩, 호두, 흑미, 다시마가 탈모에 좋은 음식으로 꼽히고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탈모 예방을 위해서는 사소하지만 놓치고 있는 사항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머리감기는 저녁에 하라 ▲샴푸시간은 5분 이내 하라 ▲머리를 감은 후에는 5분 이상 말려라 등이다. 우천 시 가능한 비를 맞지 않도록 하고 두피마사지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평상 시 모발관리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고 탈모 초기 병원을 찾아 전문의로부터 진료를 받아야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이운하 교수는 “모발관리를 할 때 펌이나 염색 등 인공적 접근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탈모전용삼푸 등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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