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출력 211마력, 내연기관 차 웃도는 성능, 16.7㎞/ℓ 연비도 만족…부족한 옵션은 아쉬워
토요타 중형 세단 캠리가 편안함에서 평안함으로 진화했다. 토요타는 그동안 캠리를 요약했던 ‘편리와 안전’을 넘어 ‘평화와 안정’을 꾀하고 있다. 토요타가 지난 19일 국내에 내놓은 8세대 뉴 캠리를 ‘와일드 하이브리드’로 요약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평안은 욕구도 없이 이완된 편안과 달리, 적당한 긴장감을 필요로 한다.
긴장의 기원을 찾아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에서 가평까지 왕복 100여㎞를 달렸다. 변화는 발끝에 있었다. 토요타 8세대 뉴 캠리에는 캠리에 없던 속도감이 있었다.
뉴 캠리는 넓고 낮아졌다. 뉴 캠리는 기존 모델과 비교해 길이는 30mm, 폭은 20mm가 늘어났다. 반면 전고는 25mm 낮아졌다. 넓어진 면적으로 바닥에 가까이 붙어 고속 주행 안정감을 꾀하겠다는 의미다. 고연비를 앞세우는 하이브리드차가 흔히 공기 저항 감소를 위해 택하는 평면형 휠 역시 뉴 캠리에는 선택되지 않았다.
작고 두툼해진 운전대가 증명하듯 뉴 캠리는 고성능 차량에 주로 쓰이는 18인치 멀티 스포크 휠이 장착됐다. 그리고 토요타는 뉴 캠리에 플랫폼은 물론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 포함 총 2만4000여개 부품을 새롭게 설계해 적용했다. TNGA 플랫폼에 바탕한 차체 강성 강화 저중심 설계는 모두 더 잘 달리기 위한 사전 작업이다.
토요타 디자인 컨셉인 킨룩(KEEN LOOK)를 안고 낮게 웅크린 뉴 캠리에 올라 가속 페달을 밟았다. 시동이 켜졌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조용했던 차체는 곧장 튀어나갔다. 120마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초반 가속을 이끄는 덕이다. 2.5ℓ 가솔린 엔진은 전기모터와 함께 최고 출력 211마력, 최대 토크 22.5kg·m의 힘을 낸다. 공인 복합 연비는 ℓ당 16.7㎞.
주행 모드를 다이나믹으로 바꾸자 엔진 소리부터 달라졌다. 빨려드는 듯한 주행감은 없었지만, 부드러운 가속을 뽐냈던 하이브리드 차의 색깔은 사라지고 차량은 ‘움찔움찔’ 거세게 움직였다. 다이나믹 모드에 설정된 여유로운 출력은 당초 에코·노말 모드에서 느꼈던 무단변속기(CVT) 특유의 변속 지연 단점 역시 상쇄했다.
토요타가 뉴 캠리에 더한 주행 성능 개선 노력은 회전 구간이 중첩된 오르막에서 두드러졌다.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는 차체가 올라선 위치에 맞춰 동력을 반복적으로 주고받았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역시 차체 흔들림을 적절하게 붙잡아 내면서 회전 구간 진입과 탈출이 유연했다.
다만 제동 개입이 지나치게 빨랐다. 고속 구간 제동은 물론 에코 모드에 자동 개입돼 차량이 오래 미끌어지듯 나아가게 하는 오토 글라이드 컨트롤(AGC) 작동 상황에선 불편함 없이 즉각 제동돼 좋았지만, 막히는 길 약하게 붙잡은 제동에도 차체는 앞으로 쏠렸다. AGC는 토요타 최초로 적용된 탄력주행 효과를 의미한다.
토요타는 중형 세단 뉴 캠리 연간 판매 목표를 기존 모델보다 20% 높은 5500대로 잡았다. 판매 가격은 가솔린 모델 359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 4250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뉴 캠리에는 뒷좌석 열선이나 조수석 전동시트, 운전대 열선 등은 빠졌다. 또한 안전사양에서 사각지대 감지장치(BSM) 등 일부 기능도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