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시 감염률은 높아…10대 감염자수 늘어 대책 마련도 시급
최근 부산과 용인에서 성매매로 인한 에이즈(AIDS, 후천성면역결핍바이러스) 사건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에이즈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음에도 예방과 후속 대처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또 10대와 저소득층 강제 성매매로 전파되는 성매매에 대한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에이즈 환자는 1만3584명으로 2007년 5316명보다 2.6배 늘었다. 신규 에이즈 환자 수도 해마다 늘어났다. 2007년에는 신규 환자가 740명이었으나 3년 뒤인 2010년에는 773명, 이어 2013년 1013명, 2016년 1062명으로 늘었다.
문제는 에이즈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SNS상에는 침이나 접촉만으로도 에이즈가 감염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에이즈 환자와 같은 칫솔, 식기만 써도 감염이 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이 아니다. 에이즈는 콘돔없이 HIV바이러스를 가진 사람과 성관계를 맺거나, 주사기나 수혈 등으로 혈액을 공유하는 상황에서 가장 감염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도 엄마에게서 아이로 전해지는 수직감염이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감염인과 성접촉으로 에이즈에 걸릴 확률은 0.1%~1%정도다. 오염된 주사 바늘을 공유하는 경우에는 0.5%~1%까지 올라간다. 수혈 시 감염될 확률은 95~100%로 매우 높다. 입맞춤이나 침으로 감염될 확률은 적은 셈이다.
에이즈는 불치병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의료보험이 가능한 치료약도 있다. 에이즈 치료제는 면역을 올려주는 기능을 한다. 완치까지는 아니지만 에이즈 환자의 면역 체계를 정상화시켜주는 셈이다. 약을 혼합 복용해 면역 수치가 떨어지면 다시 올려주는 일명 ‘칵테일 요법’이라고 불리는 치료법 또한 존재한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일상생활에서 약으로 관리를 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국가가 에이즈 관리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시군구 보건소에서는 무료 에이즈 검사를 해주고 있다. 원하면 익명으로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익명의 검사자가 에이즈 감염자로 확인될 경우 보건당국이 그 환자 신분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성관계로 (에이즈가) 가장 많이 감염된다. 최근 성매매로 인한 감염자가 나타난 탓에 관리체계 부실 문제로 시끄럽지만, 실제 관리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검사자가) 익명검사 하겠다고 하면 신분이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다. 정부는 확인된 감염자에게 치료를 제공한다. 자발적으로 등록하지 않은 이상 익명 검사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고, 약을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10대 에이즈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밝힌 연령별 에이즈 환자 증가율을 보면, 지난해 10대 에이즈 환자는 41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 99명에서 4.7배 증가한 수치다. 20대는 2.8배, 30대는 2.1배, 40대는 2.4배 각각 증가했다.
10대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성매매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논란됐던 부산‧용인 에이즈 감염 사건 또한 콘돔없이 성매매를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우 성매매로 인한 에이즈 감염에 더 쉽게 노출될수 있다는 것이다. 타인이 강제로 성매매를 시킬 수 없도록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최우선적으로 예방과 후속대처가 중요하다는 게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부분 에이즈 환자들은 검사를 꺼려 적당한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다. 전문가들은 에이즈 조기 검진이나 자가진단 검사법을 통해 미리 검사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연맹 관계자는 “정부와 민간 에이즈 협회에서 10대를 중심으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에이즈 예방, 검사 상담을 하고 있다”며 “일단 감염이 의심되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