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능·편의 확대 위한 투트랙 전략”…카카오 콘텐츠‧포털 이용 가능해 빅스비 단점 보완도 기대
삼성전자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 2017'에서 개방과 연결성을 강조한 통합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진화한 빅스비2.0과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를 공개하며 “빅스비2.0이 삼성 스마트TV, 패밀리허브 냉장고 등 어느 제품에서나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을 내놨다.
당장 내년 출시되는 스마트TV에 빅스비 2.0을 탑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출시되는 가전제품 간 연결성와 개방성을 강조하면서 모든 가전을 빅스비로 묶어 연동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카카오와 카카오톡과 카카오아이를 삼성전자 생활 가전제품에 연동해 스마트 가전 서비스를 함께 구현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스마트 가전 서비스는 카카오톡 메시지나 카카오 인공지능 스피커인 카카오미니로 세탁기나 에어컨 등 가전제품을 명령‧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에는 빅스비와 카카오아이를 연동하기 위해 협력한 바 있다.
즉, 삼성전자 가전제품에 삼성전자와 카카오의 인공지능 핵심 기술이 모두 들어가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투트랙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조사로서는 협력을 통해서라도 자사의 제품에 많은 기능을 넣고 잘 수행하는 것이 판매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능통한 한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언제나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번에도 당연히 같은 전략을 취하는 것”이라며 “빅스비에게 부족한 부분을 카카오아이로 채우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한국핀테크연구회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기업이지 서비스기업이 아니다. 보완하기 위해서 서비스기업인 카카오의 힘을 빌리는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빅스비 기능이 부족한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콘텐츠와 검색서비스를 가진 카카오아이를 끌어드릴 수밖에 없다. 가전을 많이 파는 것이 목적인 셈”이라고 말했다.
빅스비는 그동안 자체 정보나 콘텐츠 부족으로 한 번에 검색결과를 제시해 주지 못한 점이 단점으로 꼽혀왔다. 일례로 빅스비에게 어떤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물었을 때, 그 정보가 빅스비 능력 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정보일 경우 검색사이트의 결과를 제시하는 데 그쳤다. 이용자들은 원하는 답을 명쾌하게 한 번에 알려주는 기능을 기대하기 때문에 이런 점에 실망감을 표현해 왔다.
이 단점은 카카오아이를 이용하면 해결될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아이는 다음 검색 포털을 갖고 있기 때문에 물음에 해당되는 정보를 바로 파악해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또 국내 최대 이용자를 갖고 있는 카카오톡으로 가전 제어가 가능해 지면 많은 이용자들이 유입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인공지능 특성상 많은 데이터가 입력되고 학습되면 빅스비는 더 똑똑해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 측에서도 이점이 많다. 카카오는 카카오아이라는 인공지능 플랫폼의 생태계를 넓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 최근 카카오는 건설사와 자동차제조사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해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는 제조사가 아닌 IT(정보기술)기업이기 때문에 플랫폼을 많이 보급할수록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아이와 빅스비와 연동되면 빅스비 이용자들이 쉽게 카카오 서비스로 유입될 수 있다”며 “그러면 음성 접점도 확보되는 것이고 더 많은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음성인식 기술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