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결혼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2017 버전 별별 결혼.

일러스트=우먼센스 이현정
‘나 홀로 결혼’ 비혼식

1인 가족의 증가 그리고 젊은 세대가 결혼해서 보장받을 수 있는 미래 삶의 불투명함 등이 ‘나 홀로 결혼족’을 탄생시켰다. ‘미혼’이 아닌 ‘비혼’이 바로 그것. 결혼할 예정이지만 아직 하지 않은 사람과 결혼 계획이 전혀 없는 사람을 나누는 표현이다. 비혼을 선언한 사람들 사이에선 ‘비혼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동안 지출한 지인과 친구들 결혼식 축의금의 본전이 생각나는 사람들을 위한 이벤트다. 친구와 지인들을 초대해 ‘나 홀로 결혼식’을 열고 그간 냈던 축의금을 돌려받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연예계 노총각, 노처녀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그맨 박수홍은 지난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혼식을 진행해 공개적으로 독신을 선언하기도 했다. 남성 없이 혼자 웨딩드레스를 입고 젊은 날의 예쁜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당당한 여성들도 늘었다. 신랑 없이 혼자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는 ‘싱글 웨딩 촬영’이 유행하고 있는 것. 실제로 몇몇 웨딩업체는 비혼족을 겨냥한 ‘싱글 웨딩 촬영 전용 상품’을 내놓았다.

 

‘자녀와 함께’ 시차 결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다 결혼식은 출산 후 자녀와 함께하는 ‘시차 결혼’이 등장했다. 얼핏 동거나 ‘임신 결혼’과 비슷해 보이지만, 정상적인 부부 생활을 하다 경제적인 여유를 갖춘 뒤 자녀와 식을 함께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시차 결혼이 증가한 까닭은 결혼 준비에 대한 부담과 결혼 전반에 대한 의식이 바뀐 결과이며 몇몇 젊은 부부들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준비 과정을 착실히 거쳐 식을 올리고 있다. 

 

시차 결혼을 통해 부부가 함께 거주할 신혼집이나 결혼식 비용을 준비할 수 있으며, 도중에 이별 등 불행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외에는 주변에서 혼인 여부를 알 수 없어 ‘이혼남, 이혼녀’라는 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웨딩업계도 이러한 변화를 인지해 결혼식장과 피로연장에 부부의 자녀와 하객으로 참여한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식이 거행되는 동안 놀 수 있는 장난감이나 만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을 설치하고, 자녀를 식에 신랑·신부 입장시 들러리로 서게 하거나 케이크 커팅 시 가족이 함께 앉을 의자를 마련하고 있다.

 

‘살아보고’ 결혼 인턴제

최근 종영한 KBS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류수영·이유리 커플은 헤어진 지 8년 만에 동창회 모임에서 만나 또다시 사랑에 빠진다. 그들은 방송국 PD와 방송에 출연하는 로펌 변호사로 다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고, 사랑하지만 결혼은 자신의 인생에서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리 때문에 헤어졌다. 

 

하지만 서로를 잊지 못했던 두 사람. 이유리는 ‘결혼 인턴제’라는 제도를 류수영에게 제안한다. 이 커플의 행보는 결혼 인턴제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결혼 인턴제란 회사에 입사하기 전 인턴 기간이 있듯 결혼도 1년간의 인턴 기간을 두자는 것이다. 결혼식을 올리고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하지만 혼인신고는 일 년간의 인턴 기간을 마친 후 상대방에 대한 확신이 생겼을 때 한다는 것이니 동거와는 다른 개념이다. ‘이 결혼이 우리에게 맞는지’ ‘서로에게 적합한 배우자인지’ 등을 일 년간의 결혼 생활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혹시 결혼 생활을 이어가지 않더라도 ‘이혼남, 이혼녀’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아 ‘살아보고 혼인신고족’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 별별 결혼 

러시아의 젊은 여성들은 일찍  결혼하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도 미혼 여성들은 자신의 나이를 밝힐 때 부끄러워하며, 좀 더 일찍 시집간 여성은 그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 부모를 잃은 미혼 자녀들은 초혼제(부활절 후 첫째 주에 죽은 자에게 제를 지내는 풍속) 때 부모의 무덤을 찾아가 자신의 결혼을 축복해달라고 기원하는 풍습이 있다.

 

이집트

무슬림들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뜻에 따라 이 땅 위에 자손을 번창시킬 의무가 있다. 따라서 신체적 결함이 없는 한 성인이 되면 누구나 결혼을 해야 한다. 가톨릭 신부나 불교의 승려처럼 독신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 이집트 속담에 “결혼은 신앙의 반”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슬림들에게 결혼과 번식은 매우 중요한 의무이다.

 

인도

여성이 남성에게 청혼하는 것이 보통이며, 신랑 아버지는 청혼 받은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신랑 아버지가 아들과 잘 어울리는 배필감인지 알아보기 위해 남녀의 별자리를 맞춰본다. 힌두교도들은 개인의 별자리의 성상을 지나칠 정도로 신봉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별자리가 조화롭지 못하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믿는다.

 

독일

결혼식을 세 단계로 나눠 3일 동안 진행한다. 결혼식 전날에는 파티를 연다. 이날 파티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집에서 오래된 접시를 몇 개 가져와 신혼부부의 집 앞에 던져 깨뜨리며 두 사람의 행운을 기원한다. 둘째 날에는 결혼 등록소에 가서 결혼식을 올린다. 신앙인일 경우 그다음 날에 종교적인 결혼식을 또 한 번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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