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경찰관관련 인사 청탁 받고 수천만원 수수 혐의…시민단체, 법조계·정관계 배후세력 수사 촉구
금융 피라미드업체 IDS홀딩스 측으로부터 수사관 교체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현 경찰공제회 이사장)이 17일 검찰에 출석했다.
구 전 청장은 이날 오전 9시 53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신자용 부장검사)에서 조사를 받았다.
구 전 청장은 “수사 청탁을 받은 적 있나” “수사 경찰관을 교체한 사실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검찰에 따르면 구 전 청장은 2014년 IDS홀딩스의 유모 전 회장에게 특정 경찰관을 승진 및 전보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우현 전 국회의원 보좌관 김모씨를 통해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13일 구 전 청장의 자택과 경찰공제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같은날 유 전 회장을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유 전 회장은 IDS홀딩스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이에 대비하기 위해 영입한 정치계 로비스트로 알려져 있다. 유씨가 충청권 정치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검찰 수사가 구 전 청장을 넘어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구 전 청장이 출석한 자리에는 IDS홀딩스 사기 사건의 피해자들와 시민단체가 나와 배후세력 수사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IDS홀딩스 피해자 연합회, 약탈경제반대행동 등은 “1조원대 금융 피라미드 사기집단 IDS홀딩스의 배후는 법조계, 정관계에 광범위하게 뻗어 있다”면서 “특별검사를 통해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배후세력 전체를 엄벌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편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의 금융사기 범죄는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 불린다. 그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FX마진거래 사업 등에 투자하면 매달 1~10%의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원금도 보장된다고 속여 피해자 1만2076명으로부터 1조96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FX마진거래는 장외에서 여러 외국 통화를 동시에 거래해 환차익을 얻는 파생거래의 일종이다. 투기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는 2014년 9월에도 투자자로부터 67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