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일반담배의 90%로 인상 합의…인상안 처리 시 한갑당 5000원 넘어
정치권이 아이코스와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올리기로 잠정 합의한 가운데, 관련 업계는 담뱃세 인상이후에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인기를 누릴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궐련형 전자담배를 이용하는 기존 소비자들은 담뱃세 인상 소식에도 이용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12일 여·야 간 권련형 전자담배의 세율을 일반담배의 90%로 인상하기로 잠정 합의한 데 이어, 오는 19일이나 20일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 인상안을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다.
개소세 인상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현재 한 갑 당 4300원 수준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전용 담배 가격은 5000원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간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반 궐련형 담배와 형태는 별 다른 차이가 없지만, 불에 태우지 않고 쪄서 피운다는 이유로 일반 담배의 50~60% 수준 세금만 부과됐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아이코스,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전용 담배 출시 이후에도 “너무 저렴한 것 아니냐”는 등 담뱃세와 관련한 논란이 꾸준히 나왔다.
기획재정부는 이전에도 일반 담배와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과세 공백을 막기 위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세금을 일반담배의 80% 수준으로 올리고, 추후 100%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담뱃세 인상이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흥행몰이를 멈출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과거 전례로만 보면 담뱃값을 올리면 담배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맞다.
지난 2014년 금연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정부가 담배 출고가격에 77%에 해당하는 개별소비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이듬해부터 담배 한 갑당 2000원이 인상됐다. 이후 담배 판매량은 2014년 43억6000만갑에서 지난해 36억6000만갑으로 16%나 감소했다.
하지만 기자가 만난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가격이 오르더라도 일단 아이코스를 필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기존 담배와 비교해 장점이 많고, 디바이스 구입 비용을 부담한 만큼 갑자기 사용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아이코스를 한 달간 피우고 있다는 배아무개 씨(28)는 “아이코스 사용에 100% 만족하고 있다. 히츠(아이코스 전용 담배) 가격이 5000원 이상으로 오른다고 하더라도 계속 쓸 것”이라며 “이미 사용법도 손에 익어 편해졌고 손에서 담배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에 계속 아이코스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출시 직후부터 아이코스를 사용했다는 유아무개 씨(34)역시 “다양한 장점들도 있지만 디바이스 가격만 10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담배 가격이 오른다고 당장 사용을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