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그래픽 등 기존 RPG와 차별화 요소 많아…"너무 어렵다" 한국서는 큰 인기 못 끌어

검은사막 이미지. / 사진=카카오게임즈
대다수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에는 ‘귀환’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전투를 하다 지치면 마법이나 아이템을 통해 마을로 순간이동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순간이동 자체가 굉장히 제한적인 게임이 있다. 마을간 이동을 위해선 걸어가거나 말을 타고 이동해야만 한다. 바로 검은사막이다.

검은사막은 개발사 펄어비스가 지난 2015년 출시한 PC온라인 MMORPG다. 검은사막은 현재 국내에 출시된 MMORPG 가운데 가장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자, 가장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자랑한다.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맞출 경우, 사실상 실사 이미지에 가까운 그래픽 수준을 보인다.

검은사막은 사실 굉장히 하드코어한 게임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순간이동 기능이 사실상 없다. 일부 아이템의 경우, 순간이동 기능을 제공하지만 굉장히 제한적이다. 이동을 위해선 걸어가거나 말을 타고 이동해야만 한다. 문제는 전투지역에 말을 둘 경우, 주변 몬스터가 와서 말을 공격한다는 점이다. 결국 안전한 주요 거점에 말을 놓고, 사냥터로 향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이동뿐만 아니라 전투, 생활 콘텐츠 등 모든 부분에서 검은사막은 쉽지 않은 게임이다. 다른 MMORPG들이 콘텐츠 소비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을 걱정하는 반면, 검은사막은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너무나 오랜시간이 걸리는 것이 걱정인 상황이다.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사실 한국에서는 큰 인기를 끌진 못했다. 물론 성공한 RPG임에는 틀림 없다. 매출의 75%가 해외에서 나올 정도로 해외에선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하드코어한 플레이스타일을 좋아하는 북미유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기자 역시 과거 출시 초기 검은사막을 한번 접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몬스터에게 말이 몇번 죽고나서 홧김에 게임을 접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 다시 검은사막을 플레이하고 있는 중이다. 그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이제는 좀 느긋하게 즐긴다는 것이다.

검은사막은 여타 온라인게임처럼 단기간에 캐릭터를 성장시키겠단 욕심을 내면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모든 과정에 절차가 있고 이를 충실히 따라가야만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인간 거래가 금지돼 있어 빠른 속도로 아이템을 맞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모든 아이템 거래는 거래소를 통해서만 이뤄진다.

문제는 거래소에 올린 아이템을 입찰을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다보니, 고급 아이템의 경우 품귀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돈이 있어도 아이템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이다.

게임 진행 자체가 전체적으로 느리게 진행되다보니, 빠른 성장을 원하는 유저들의 이탈이 많은 편이다. 특히 성장에 대한 욕심이 강한 국내 유저들의 특성상, 게임에 늦게 진입한 유저는 먼저 진입한 유저들을 따라 잡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물론 게임을 천천히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게임을 하면, 큰 문제는 없다. 사실상 할 수 있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전투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낚시를 하거나 무역을 할 수도 있으며, 배를 타고 나가 고래 등을 사냥할 수도 있다.

아울러 과금요소도 타 게임에 비해 굉장히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게임에 영향을 주는 강화아이템 비율이 낮아 과금에 따른 차이가 많지 않다.

검은사막은 RPG 가운데에서도 수작으로 꼽힌다. 특히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과 논타겟방식의 액션을 경험하다 보면 마치 실제 판타지 세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기존 RPG와는 게임 운영 방식이 많이 달라 참신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빠른 성장을 원한다면 다른 게임을 하는 것이 낫다.

오랜시간 무궁무진한 콘텐츠들을 다양하게 즐기고 싶다면 검은사막을 적극 추천한다. 느긋하게 게임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부쩍 성장한 캐릭터를 맞이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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