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주주들 요구에 대출금리 인상…상반기 적자 케뱅은 수수료 손실 커

그래픽 = 시사저널e

카카오뱅크가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를 인상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출 금리가 인상되면 그만큼 대출 이자 수익이 커져 수익성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도 고금리로 직장인 K신용대출을 지난 7월부터 중단하는 등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가입자 수준이 카카오뱅크는 300, 케이뱅크는 40만명을 넘어서면서 흥행보다는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초기 리스크 관리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다. 낮은 대출금리, 높은 예적금 금리로 초반에 흥행몰이는 가능하겠지만 향후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많았다.

 

카뱅, 마통과 신용대출 금리 달리 적용

 

카카오뱅크는 전날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저금리를 기존 연 2.83%에서 2.98%,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83%에서 2.88%로 조정했다. 이는 사시저널이코노미 단독 보도로 공개됐다.(카카오뱅크 대출금리 최고 0.15%P 올랐다 6일 보도)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마이너스통장과 일반 신용대출의 구분을 두지 않고 동일한 금리를 적용해왔는데 소폭이기는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금리가 달라졌다. 은행들은 통상 마이너스통장에는 신용대출 금리에 가산금리를 적용해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마이너스통장은 수시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라 준비금이 필요해 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상품 단순화를 표방해 출범 직후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금리를 동일하게 책정했다. 상품에 따른 리스크관리를 시작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마이너스 통장은 가수요가 있다이를 감안해 금리를 조정한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상 시기도 주목됐다. 카카오뱅크는 6일 유상증자로 자본금이 기존 3000억원에서 80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자금 여유가 더 생겼다는 의미인데 오히려 대출 금리를 올려 수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이번에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주들이 리스크관리를 요구했다리스크 관리와 건전성을 유지하자는 측면에서 마이너스 통장의 금리를 인상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에서 리스크 관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케뱅, 자본금 대비 높은 적자폭 우려

 

케이뱅크도 수익성 관리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순손실은 405억원이다. 상반기에만 자본금 2500억원의 16%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케이뱅크는 최초 법인설립 당시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IT시스템 구축에 취득액 기준 약 900억원을 쏟아 부었다고 밝혔다. 자본금 36%에 달한다.

 

케이뱅크 순손실은 영업초기 IT시스템 구축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탓으로 앞으로 적자폭은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자본금이 워낙 적어 향후 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자본 확충이 절실해 보인다.

 

수수료 손실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상반기 수수료 수익 35000만원을 챙긴 것과 비교해 수수료 비용으로 398000만원을 지출해 순수수료 손실 362000만원을 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수수료 수익은 체크카드 사용에 대한 수수료를 받은 것으로 소액이다. 비용은 BC카드에 체크카드 이용 대행을 맡기며 지급한 수수료 등이 포함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영업 3개월 실적으로 앞으로 수익구조를 판단하기는 어렵고 수수료 이익도 규모와 함께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지표가 있기는 하다. 케이뱅크는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인 이자손익에서 상반기 흑자를 달성했다. 이자 수익 433000만원, 이자 비용 118000만원으로 순이자손익은 314000천만원이다.

 

케이뱅크는 비용 부담으로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중이다. 27일이 납입일이다.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향후 사업 확장을 위한 비용 마련과 영업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이번 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1500억원 규모 추가 증자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케이뱅크 관계자는 흑자 전환을 4년차에 이루는 것이 목표인데 해외 인터넷전문은행 사례를 보면 수익을 내는데 7~8년이 걸려 도전적이라고 평가를 한다현재 적자를 내는 것은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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