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평등하게 AI 혜택 누리면서 삶 더 윤택해 질 것”…윤리 문제는 해결할 과제
과거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인공지능(AI) 기술이 이제는 현대인의 생활 곳곳에 녹아 들고 있다.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는 어김없이 AI 비서가 하나씩 들어가 있으며, 자동차와 결합해 자율주행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융합해 맞춤형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소수만 누리던 AI 혜택을 대다수가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세상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시사저널e는 오늘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AI, 현재가 된 미래의 삶, 인공지능이 바꾼 일상 & 비즈니스’라는 주제로 제3회 인공지능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컨퍼런스에 앞서 7일 AI 전문가인 최윤석 마이크로소프트(MS) 전무를 만나 AI 기술 현황과 향후 전망,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과 우리 삶에 초래될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 봤다.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된 최신 트렌드는 무엇인가.
사실 AI에 대한 연구는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다. 다만 예전에는 제한된 하드웨어 스펙을 가지고, 그 안에서 처리하려고 했다. 이제는 클라우드(Cloud)라는 인프라가 생겨서 무한한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공간과 무한에 가까운 컴퓨팅 파워를 쓸 수 있다. 즉 AI 구축을 위한 주변 환경이 잘 마련돼 있는 셈이다. 특히 다른 기술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전 국민이 AI 비서 탑재가 가능한 기기를 항상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을 연결할 수도 있으며, 다른 기기와 접목해 새로운 환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AI의 민주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AI의 민주화는 누구나 평등하게 AI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변화를 의미한다. 마치 과거에 활자가 발명되고 나서, 이를 통해 지식을 남기고 전 세계 대다수가 책을 통해 정보를 얻게 된 것과 비슷하다. 예전에는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엄청난 하드웨어 인프라가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클라우드를 통해 서비스되다 보니, 쓴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AI 기술이 과거 대기업의 전유물이었다면, 지금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도 뭔가를 시도해 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AI 기술이 향후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거라고 보나.
일단 과거에 몰랐던 것들을 예측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머신러닝을 이용하면 질병 징후 등을 먼저 파악해, 사전 조치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의 삶이 더욱 윤택해지는 셈이다. 향후 의학쪽에서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AI를 이용한 자율주행의 경우, 대형 운송차량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발전하고 나면 이를 적용해 안전한 운송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일종의 물류 대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만 AI 기술을 활용할 때 윤리적인 부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AI가 운전하는 자율주행차에 탑승할 경우, 운전하는 주체는 사람이 아닌 AI가 된다. 문제는 이럴 경우, 다양한 윤리적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수의 신호위반자와 소수의 신호를 지키는 사람이 도로에 있다. 두 그룹 중 한 그룹과 반드시 충돌하게 된다면 어느 그룹에 충돌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보통 운전자의 경우, 이를 수치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AI의 경우 짧은 몇초 동안 이를 분석해 어느 그룹과 충돌할 지를 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판단 기준과 책임 소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AI 윤리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AI 윤리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기업은 이를 참고해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이미 이와 관련된 논문 등을 제공하고 있다.
AI는 향후 사람들의 삶속에 완전히 녹아들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사람들이 AI라는 것을 느낄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다만 이를 어떻게 윤리적으로 사용할 지에 대해서는 항상 고민해야 할 것이다.
AI 기술이 초래할 사회 전반의 부작용은.
과거 산업혁명이 발생했을 때도 단순노동 직군이 기계로 많이 대체된 바 있다. AI가 발달함에 따라, 지식노동도 단순 지식노동과 창의성을 요하는 지식노동으로 나뉘게 될 것이다. 특히 단순 지식노동을 하는 계층은 AI에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단순 지식노동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역할로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언론산업을 예로 들자면, 단순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사의 경우, AI가 이를 대체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기자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기자들은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통해 한단계 더 높은 기사를 작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염려되는 부분은 IT 소외계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도 IT 시스템을 쓰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정보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소득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격차를 만들어 내고 있다. AI 부분도 이를 쓸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간의 격차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AI의 민주화가 중요한 것이다. 정부 역시 기본적인 AI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