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카와 사장 거래은행 만나 밝혀…신미일연합vs한미일연합 각축

이미지=셔터스톡

도시바의 반도체 부문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이 오는 13일에 결정 날 것이라는 일본 현지발 보도가 나왔다.

7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도시바가 이번 매각과 관련해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매각처를 결론 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앞서 5일 주요 거래은행들을 차례로 방문해 “13일까지 매각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개월을 끌어온 도시바 메모리 인수전이 일단락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월 말 임시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어 아무리 늦어도 이달 안에는 매각처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바로서는 반도체사업을 빨리 매각해야 내년 3월 말까지 채무초과를 해소할 수 있다. 만약 2년 연속 채무초과 해소에 실패하면 상장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

쓰나카와 사장이 직접 은행들을 찾은 이유는 대출금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단은 그간 도시바에 제공한 대출금을 고리 삼아 매각을 서두르라고 요구해왔다. 대출금은 7조원 안팎에 이른다.

일본 언론과 국내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인수전에서 다소 앞서가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WD는 미국 사모펀드 KKR, 일본 산업혁신기구와 정책투자은행과 함께 ‘신(新)미일 연합’을 형성해 인수전에 나서고 있다.

신미일 연합이라는 표현은 한미일 연합과 구분 짓기 위해 나온 말이다. 도시바는 지난 6월 산업혁신기구와 미국 베인캐피털, 한국 SK하이닉스가 주축이 된 한미일 연합에 우선협상권을 부여했다.

다만 SK하이닉스의 업계 라이벌인 WD의 적극적인 반대와 SK하이닉스의 경영 참여 등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매각 구도가 출렁이기 시작했다. NHK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은 최근 도시바에 애플을 진영에 포함하는 새로운 매수 방식을 제안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서는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도 여전히 인수 후보라고 보도하고 있다.

앞서 6일 도시바는 이사회를 열고 WD가 제안한 새 인수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명확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WD는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사채를 통해 1500억엔을 내놓겠다고 제안했었다.

이후 별 진전이 없자 앞선 제안을 철회하고 새 제안을 내놨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WD가 도시바 메모리 의결권을 크게 낮추는 식으로 더 큰 양보안을 내놨으리라 보고 있다. 다만 WD가 추후 의결권 취득을 전제조건으로 달 가능성이 높아 협상타결이 원활하게 이뤄질 지는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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