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탈석탄 에너지 정책 속도…文대통령 임기내 진전 가능성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일정 시작하면서 철강 업계에서는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제3차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위해 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 / 사진=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 일정을 시작하면서 철강 업계에서는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 방문에 가스공사가 동참하면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러시아 가스관 도입이 진전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북한 핵실험 이후 당분간 단기적인 실현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전망이다.

 

6일 러시아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오는 7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일정에서 양국 정상은 북한의 6차 핵실험 감행에 따른 한반도 안보 위기 상황에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양국간 경제 기반 확충 및 극동지역 개발협력 등을 논의한다.

 

대통령의 이번 방러 일정에 앞서 철강 업계에서는 한국과 러시아 간 가스관 사업에 기대감이 커졌다. 러시아가 생산한 천연가스를 북한을 경유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한국으로 도입하는 사업이다. 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파이프라인 수요에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사업이다.

 

한국과 러시아를 잇는 천연가스 사업은 지난 2004년 양국 정부가 합의한 이후 2006년 가스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이어 한국 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즈프롬이 실무기관으로 지정되며 진전됐다. 다만 지난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더 이상의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가스관 사업이 다시 기대를 받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덕분이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을 공약으로 포함하며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 3일 북한이 다시 한번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불안감이 커진 상태다. 다만 문 대통령의 사업 진행 의지가 강하다는 점은 기대를 유지하게 하는 요소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번 방러 일정에서도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과 북한, 러시아간 가스관을 연결하고 동북아시아와 유럽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북극항로를 개발 등을 통해 세계경제지도를 바꾸는 일에 함께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의 입장은 블라디보스톡을 에너지허브로 구축하는 신동방정책으로 요약된다. 러시아가 천연가스의 주요 생산국이나 한국은 아직 석유와 가스 대부분을 중동지역에서 수입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가스관이나 항로 개발 등 운송방안이 마련되면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있다는 이점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당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 진행될 때마다 지정학적 우려가 부각되면서 러시아 연계 사업은 동력을 잃었다​며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정책과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이 연결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강 업계에서는 당장 한국과 러시아간 가스관 사업이 진전될 가능성보다는 문 대통령의 재임 기간 동안 사업이 진전될 가능성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우선순위인 북한 핵실험 이후 주변국간 대응 방안이 정리된 이후 장기적으로 기대감을 가질만 하다는 이야기다.

 

러시아 가스관 사업이 재개될 경우 국내 철강 업계 중에서도 세아제강과 하이스틸, 휴스틸 등 강관 제조사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에서 러시아까지 1000Km에 달하는 가스관을 연결하려면 이들 업체들의 공급 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러시아 가스관 연결 사업이 어렵겠지만 탈원전, 탈석탄을 주장하는 현 정부 입장에서는 놓을 수 없는 카드​라며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은 남아 있는 만큼 기대감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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