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강화 주력…합리적 성능 및 저렴한 배터리로 가격 낮출 계획
군포시 공업단지 안에 위치한 베이징모터코리아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은 베이징모터코리아와 협력 관계에 있는 자동차엔지니어링 업체 디피코와 한 건물에 있었다. 원래 사무실은 잠실에 있었으나 디피코와의 업무 효율을 고려해 지난 6월경 군포로 이전했다고 한다.
제임스 고 베이징모터코리아 대표는 중국에서 사업을 하던 중 전기 택시가 활성화된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고 한다. 처음에는 전기 택시의 주행 거리가 짧았으나 300㎞가 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한국 시장에서 성공을 확신했다고 한다.
베이징모터코리아는 앞으로 6종의 전기차 모델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낮지만 효율성을 갖춘 배터리가 고 대표의 승부수다. 앞으로 2, 3년 후엔 보조금 없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국내에서 골프 업계에 있다가 중국으로 넘어가 건설업을 했다. 당시 중국 일부 지역에는 이미 전기 택시가 활성화된 상태였다. 처음에는 배터리가 탈부착 식이었다. 주행거리가 짧다 보니 배터리가 다 떨어지면 다시 들어가 새로운 배터리를 장착하는 거다. 너무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차차 이런 배터리 교환 방식이 사라졌다. 주행거리가 300㎞가 넘다 보니 탈부착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거다. 배터리 성능이 급성장했다.
국내에 들여올 승용차량에 장착되는 배터리는 그렇다면 중국산인가 한국산인가
승용차량들에는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할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우리의 경쟁력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가격이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배터리 가격을 낮추지 못하면 전기차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배터리를 장착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북경자동차그룹의 자회사인 포톤의 전기버스가 국내에서 인증을 마친 상태다. 주행거리는 중국 기준 360㎞정도 나온다. 전기차 시장은 결국 가격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다. 적정한 성능과 가격을 갖춘 배터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기준 360㎞의 주행거리라면?
일반적으로 중국 기준이 한국 기준의 80% 정도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80% 라고 어림잡아도 300㎞ 가까이 나온다. 택시 한 대 하루 주행거리가 많아야 300㎞라고 하는데, 택시 운행에 적당한 수준이다.
상용차보다는 승용차에 힘을 주는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다. 상용차 시장도 중요하지만 승용차에 주력하는 것이 사실이다. 나중에는 보조금 없이 팔 수 있는 수준의 차를 내놓는 게 목표다. 3000만원 초반이나 2000만원 후반에 가격이 형성된다면 분명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 정부에서도 전기차 보조금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나중에 보조금이 500만원 정도로 떨어졌을 때도 경쟁력 있는 모델을 갖추는 것이 목표다. 지금 현재의 보조금 형태로 계속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 역시 지금 보조금을 줄이는 추세다.
어떤 승용차량을 가장 먼저 출시할 예정인지
내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5(프로젝트명)를 가장 먼저 내놓을 생각이다. 당초 계획은 준중형 세단은 EU400을 먼저 출시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EU400의 후속 모델인 D50이 중국에서 곧 나온다. D50이 EU400보다 훨씬 뛰어나다. 보통 한 차종을 인증하는데 4~5개월이 걸린다. EU400을 마치면 D50이 출시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그래서 차라리 국내 SUV 시장이 확장하고 있는 것을 고려해 X55를 먼저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상용차에는 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건가
상용차에는 대형 배터리가 들어가다 보니 그 쪽 전문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기업들은 수요에 따라 움직인다. 앞으로 시장 상황과 사업 진행 상황 등을 고려해서 업체를 선정할 것이다.
국내 공장 설립 계획은
상용차 라인에 한해서 국내 공장 설립 계획이 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부분은 아니다. 1,2년 간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구체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베이징자동차는 멕시코와 이란 등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 트럭의 경우 활성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에 생산라인을 만들고 중국에서 부품을 들여와 메이드인 코리아 이름을 달고 수출할 계획이다. 중국 본사에서도 한국을 중요한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디자인과 내장, 옵션에 민감한 부분이 사실이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베이징자동차가 가장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다. 중국 사람들도 지금까지는 내‧외관에 많은 신경을 쓰진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북경자동차가 벤츠, 현대와 합작하고 있는 것처럼 그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벤츠처럼 최고급 사양은 아니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볼 때 전혀 위화감 없는 수준이다. 자신 있다.
현재 사드 문제도 있고,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아주 긍정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어떻게 마케팅을 펼쳐나갈 생각인지
앞으로 승용차 관련 많은 브랜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하다. 베이징자동차가 중국 전기차 1위 업체라는 것을 계속 노출시켜야 한다. 예를 들면 골프 채널 등을 통해 골프 대회를 여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를 지원하면서 선수와 브랜드가 함께 커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