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임대료 인하도 쉽지 않아…롯데면세점 “늦어도 10월까지 사업권 반납여부 결정”

사진=뉴스1

국내 면세점업계가 중국의 ‘사드(THAAD) 무역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사상 유래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이미 업계 내부에서는 메르스 위기를 뛰어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사드배치 철회라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뚜렷한 해결책도 현재로선 딱히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집단 고사위기에 놓인 면세점업계를 살리기 위해 임대료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5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70% 감소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 처음으로 약 3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세계 면세점은 영업손실이 2배 이상 늘었고 신라면세점은 수익이 절반이하로 뚝 떨어졌다.

이처럼 면세점 업체들의 실적이 극도로 악화되자 사업권을 반납하겠다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오는 2019년 4월까지 운영권이 보장된 제주공항 면세사업권을 조기에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공항 측에 수익 악화를 이유로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비슷한 상황이다. 2015년 9월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을 따낸 롯데면세점은 사드보복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5년간 총 4조원의 임대료가 연간 상승하는 계단식 구조여서 3년차가 시작되는 이달부터 인천공항공사에 지급하는 임대료도 급격히 증가해 향후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지 상황이다.

면세점업계는 인천공항공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약 1조3000억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률은 60%에 육박하기 이르는 점을 들어 공사 측의 임대료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 측은 “더 이상 임대료 협상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임대료 인하는 곧 매출하락이라는 공사의 매출구조 때문에 국내 면세점업계가 사상 유래없는 위기를 맞고 있음에도 공사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 전체 매출의 60%가 면세점 부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롯데가 면세점사업권을 반납하면 다른 기업들이 추가 이탈하지 않는 보장도 없다. 그렇게 되면 향후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은 현재보다 낮은 임대료로 사업자모집공고가 나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경우 공사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적당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관계자는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포장돼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면세점업계 전체가 영업이익률 자체가 매우 낮다. 늦어도 10월까지는 면세사업권 반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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