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장터‧셀잇 합병으로 플랫폼 공략…C2C시장 수익성 확보 위해 사업 다각화 본격 나서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중고거래 스타트업 플랫폼 번개장터와 셀잇이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고거래 스타트업 시장이 엎치락 뒤치락하는 모양새다.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한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C2C(Customer to Customer, 고객 간 거래) 확대에 따른 스타트업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를 운영하는 퀵켓과 중고거래 서비스 기업 셀잇의 흡수합병 절차가 완료될 예정이다. 퀵켓이 셀잇을 흡수하는 형태로, 셀잇 법인은 해산된다. 이를 놓고 네이버와 카카오의 ‘동행’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번개장터를 운영하는 퀵켓 지분을 지난 2013년 인수했다. 셀잇 또 한 지난 2015년 카카오 자회사 케이벤처그룹에 인수됐다.

장원귀 퀵켓 대표는 “셀잇과 번개장터의 합병은 모바일 시대의 핵심 비즈니스 영역인 개인간 거래(C2C) 부문에서 역량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려는 방안이자, 전자상거래 경쟁력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퀵켓 측은 당분간 플랫폼을 각자 운영하면서 사후통합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각 스타트업의 주 고객과 수익모델이 다르기 때문이다. 번개장터는 모바일 C2C 중고거래 장터라면 셀잇은 위탁 혹은 직매입 기반 중고 전문몰이다.

일각에서는 같은 합병으로 향후 중고거래 스타트업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두 스타트업의 합병으로 중고거래량 자체가 급격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8월 말 기준 번개장터와 셀잇 두 서비스를 합산한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1100만 건이다. 월 이용자 수는 310만 명이 넘는다.

앞서 그동안 중고거래플랫폼으로 인지도가 가장 높았던 중고나라는 올해 번개장터에 밀려 사용자 2위를 차지했다. 앱 데이터 분석기관 와이즈앱이 지난 5월 발표한 중고거래 앱 리포트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87만명 사용자 수로 앱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중고나라는 사용자 수 51만명에 그쳤다. 이어 헬로마켓(38만명), 옥션중고장터(20만명) 순이었다.

중고나라를 운영하는 큐딜리온은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서 시작한 서비스다. 지난해 누적 사용자수 2000만명을 넘었지만 사기 거래, 불법 암표 등 고질적인 문제들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에 큐딜리온은 지난달 21일 네이버와 함께 안전거래 공동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C2C시장이 커지면서 중고거래 스타트업들도 힘을 얻고 있지만 현재 시장은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역 중고직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중고거래사이트 헬로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 등이 몸집을 키우는 추세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중고거래가 주목받는 사업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특성 상 수익성과 점유율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중고거래 플랫폼은 광고비에 대부분 돈을 쓰고 그 부분에서 수익을 낸다고 분석한다. 일각에서는 헬로마켓이 지난해 모델 조인성 기용으로 마케팅 비용 출혈이 너무 컸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측면에서 대기업 지분인수, 인수합병 등으로 번개장터가 한발 앞서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번개장터가 수치적으로도, 사업역량 쪽으로도 업계선두지만 플랫폼 시장에서 절대강자는 없다”며 “중고거래 사업만으로는 수익을 많이 남기긴 어렵다. 최근 트렌드인 합병 및 공동개발 등으로 사업범위를 키우는 것이 중고거래 플랫폼 시장에서 사용자를 유치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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