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진 규모 5차때의 5~6배 '대형도발'…기재부 긴급회의 이어 시장 점검체제 가동

 

3일 오후 12시 36분경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규모 5.6의 인공지진파가 감지됐다. 사진은 미국 지질조사국에서 포착한 진원 / 사진=USGS

 

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월 9일을 앞두고 수소탄 실험이라는 대형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가뜩이나 불안한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 국내 주요 금융시장은 주말 휴장한 가운데 금융당국은 향후 시장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낮 12시 36분경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규모 5.6의 인공지진파가 감지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3시 30분 북한은 조선중앙TV 중대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는 성명을 발표하고 핵실험 사실을 공표했다.조선중앙TV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한에서는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는 핵실험을 단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실험은 이번이 6번째이며 지난해 9월 9일 이후 약 1년만이다. 

기상청은 이날 감지된 인공지진의 규모가 5.7이며 규모에 따른 에너지의 위력을 보면 북한의 4차 핵실험(지난해 1월 6일) 대비 11.8배, 5차 핵실험(지난해 9월 9일) 대비 5∼6배로 추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에서 인공지진파가 감지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직후 오후 1시 30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청와대 측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후 1시45분부터 2시5분까지 20여분간 긴급 통화를 나눴다고 밝혔다.이번 북한 핵실험 도발로 한국 경제가 입을 충격도 부각되고 있다. 이번 도발 이전에도 북한에서는 5차례나 핵실험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일부 학습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최근 미국과 북한간 '치킨게임' 양상을 벌이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번 핵실험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핵실험이라는 점도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야 할 주요국 정상간 공조가 확인되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향후 금융 시장내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금융 당국은 시장 영향 파악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북한 핵실험에 따른 영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는 금융시장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제 가동과 시나리오별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기재부는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별도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금융당국은 일단 4일 오전 8시 30분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기관 합동 금융시장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이보다 앞선 오전 8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북한 핵실험이 진행될 때마다 지정학적 우려가 부각됐다"며 "최근에는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그친 경우가 많았는데 시장 상황에 따라 발생 가능한 위험 대응책을 체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