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자산 5조원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57개사 발표…일감몰아주기 금지 등 규제 받아
네이버와 넥슨 등 국내 대표 IT 기업들과 호반건설, SM 등 건설업에 기반을 둔 기업 집단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대상으로 지정되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됐다.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자산 5조원 이상 57개 공시대상기업집단과 계열사 1980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자산 총액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은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까지 매년 5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 발표해 왔다. 그러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자산 규모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바뀌면서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별도 지정하고 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재벌은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부당이익 제공(일감몰아주기)이 금지되고, 대규모 내부거래와 비상장사 중요사항 등 공시의무를 지게 된다. 내년부터는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 자산 10조원 이상과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을 동시에 지정할 계획이다.
이번 공시대상기업집단 명단에는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 빠져 있던 네이버와 넥슨, 호반건설, SM, 동원 등 5개 기업집단이 새로 포함됐다. 반면 구조조정 여파로 자산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진 현대가 명단에서 빠지면서 전체 지정 집단 수는 지난해보다 4곳이 늘어나게 됐다.
명단에 새로 이름을 올린 네이버는 국내 최대 인터넷 포털 서비스 업체다. 자회사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담당하는 라인플러스 등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넥슨은 네오플 등 온라인게임 계열사를 보유한 국내 최대 게임업체다.
SM그룹은 건설업에서 시작해 인수합병으로 자산 규모를 늘린 기업집단이다. 최근에는 대한상선, 동아건설산업 등 19개사를 인수하며 자산이 크게 늘었다. 호반건설은 건설업 본업에서 사업 호조로 자산이 늘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동원은 식품가공과 해양 물류, 유통 등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자산이 늘었다.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보유한 기업 주식에 시가평가를 적용하면서 자산 가치가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계열 분리로 보유 자산이 줄어 들면서 이번 발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룹내 대표 회사 중 하나인 현대상선이 빠지면서 현대그룹의 자산 규모는 2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과 동시에 기업 동일인(총수) 지정도 마무리했다. 관심을 모았던 네이버에서는 이해진 글로벌최고책임자가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넥슨은 김정주 NXC 대표, SM은 우오현 회장, 호반건설은 김상열 회장, 동원은 김재철 회장이 기업의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네이버는 이번 명단 발표를 앞두고 이해진 글로벌최고책임자가 아닌 네이버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에 지정되면 재벌 대기업처럼 계열사 간 거래, 총수 본인과 친인척들이 거래 등을 공시해야하고 위법사항이 있을 경우 총수가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다만 동일인은 자연인이나 법인이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네이버 측은 줄곧 네이버 법인의 동일인 지정을 주장했다.
네이버 측은 이번 명단 발표를 앞두고 "이해진 글로벌최고책임자가 지배적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고 자회사 순환출자도 없다"며 "기존 재벌 대기업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공정위에서는 이해진 글로벌최고책임자의 보유 지분이 4.49%에 불과하지만 경영 참여 목적이 없는 기관투자자를 제외하면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또 현재 주요 보직을 맡고 있어 실질적으로 네이버를 지배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정위는 지난해까지 매년 5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러나 자산 규모 기준이 5조원에서 10조원으로 바뀌면서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은 별도로 발표했다.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재벌은 공정거래법상 총수일가 부당이익 제공(일명 일감몰아주기)이 금지되고, 대규모 내부거래와 비상장사 중요사항 등 각종 공시의무를 지게 된다. 내년부터 공정위는 매년 5월 1일 자산 10조원 이상과 5조원 이상 기업집단을 동시에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