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서 2.5조↑…신용대출도 1.3조 늘어 '풍선효과' 뚜렷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대책이 본격 시행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8월 한달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2조5000억원 정도 증가했다.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폭도 최근 1년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족분을 신용대출로 충당하려는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NH농협 등 5개 주요은행의 8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69조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잔액이 366조5359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조4654억원(0.6%) 늘어난 것이다.금융권에서는 8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이유로 정부 부동산 대책을 꼽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집중됐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LTV·DTI 강화 등 대출 규제가 부각되면서 8월 23∼25일 사이 5대 은행에 접수된 주택담보대출 신청 건수는 하루 평균 1635건에 그쳤다. 8월 1∼3일 평균 3070건이 신청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8·2 부동산 대책은 서울 전역, 경기도 과천시와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묶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기존 60%에서 40%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은 50%에서 40%로 강화했다. 또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은 가구당 1건만 받을 수 있게 됐다.주택담보대출을 조임에 따라 개인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 신용대출은 최근 1년내 최대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권에 따르면 8월말 기준 5대 은행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한달만에 1조3899억원 늘어난 93조9188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폭만 놓고 보면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다.개인사업자 대출 잔액도 2조원 이상 늘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92조5822억원으로 집계돼 전월 대비 2조2140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지난 6월과 7월에도 각각 2조3166억원, 2조3938억원 늘어나는 등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대출 잔액 증가세 속에서도 금융권에서는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등의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함께 금융당국에서는 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도 사후관리를 강화하기로 해서다.금감원에서는 신용대출 등 편법대출에 엄정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주택 구매시 LTV 회피를 위해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는 금지돼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대출 규제를 본격 시행하기 전에 주담대 신청이 몰렸으나 금융당국에서 현장 점검 강화에 나선 만큼 기세가 꺾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