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체 판매량 6%↓…기아차 1%↑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선 둘 다 웃었지만 해외 시장에선 희비가 갈렸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에도 불구하고 기아차의 해외 시장 판매량에는 변화가 미미했다. 이에 기아차 지난달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1% 증가했다. 반면 현대차는 해외 시장 판매량 급감을 겪으며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6% 줄어들었다.
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총 5만4560대를 팔아 전년 동월보다 판매량이 29.6%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내수 판매량은 4만1027대로 지난해보다 9.7% 판매량이 늘었다.
반면 해외 시장에선 양사의 희비가 갈렸다. 현대차는 지난달 해외 시장서 28만2065대 파는 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10.8%나 뒷걸음질 쳤다. 기아차 역시 판매량이 줄었지만 감소분은 미미했다. 기아차의 지난달 판매량은 18만1713대로 전년 동월에 비해 0.8% 소폭 감소했다.
◇ 역할분담 명확한 현대‧기아차…현대차는 승용, 기아차는 RV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역할 분담은 지난달에도 여전히 뚜렷했다. 현대차는 승용차량에서 강세를 보였는데, 전체 승용차량 판매량은 2만450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40%나 늘었다. 상용차까지 포함한 현대차 전체 판매량에서도 44.9%의 판매 비중을 자랑한다.
승용 차량의 판매 호조는 세단 3총사가 이끌었다. 대형 세단 그랜저, 중형 세단 쏘나타, 준중형 세단 아반떼의 지난달 판매량은 8204대, 6424대, 7449대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각각 67%, 8.5%, 10.3% 증가했다.
반면 기아차는 RV(레져용 차량)에서 세를 늘려가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RV 차량을 총 2만307대 팔았다. 지난해와 비교해 31.1%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지난달 승용차 전체 판매량이 7.4% 감소한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RV 차량 중에선 대형 승합차 카니발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카니발과 쏘렌토는 지난달 5247대, 7768대 팔려, 전체 RV차량 판매량의 64.1%의 판매 비중을 담당했다.
◇ 사드 보복 여파 같았지만 기아차는 유럽시장 공략 성공
해외 시장에선 현대차와 기아차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 회사 모두 현지 생산 부문에서는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국내 생산 부문에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해외생산 부문에서 전년 동월과 비교해 판매량이 12.7%, 18.9% 감소했다. 양사는 해외생산 부문 부진을 사드 보복의 여파로 분석했다.
반면 국내생산 부문에서는 현대차 판매량이 0.5% 줄어드는 동안 기아차는 39.7%나 판매량을 늘렸다. 기아차 관계자는 “유럽시장 수출 증가가 국내생산 부문 판매량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해외 시장을 포함한 앞으로의 전망은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향후에도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 섣불리 판매 호조를 확실시 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