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도입되면 집값 추가 하락 가능성…전문가들 "낙관론보다 신중론에 귀 기울일때"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 사진=뉴스1

 

“신반포센트럴자이는 로또다. 당첨만 되면 5억원은 거져먹는 거니까.” “곧 분양가상한제 도입된다. 지금사면 상투잡는 거니 몸사리자.”


분양을 앞두고 몸값을 낮춘 신반포센트럴자이​ 청약을 놓고 시장에서 엇갈리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에서 그동안 집값 상승을 부추겨온 '구축'과 집값의 하향 안정을 도모하는 정부 정책의 힘겨루기 양상으로도 볼 수 있다. 

 

상승론자들은 지금까지 수만세대가 구축해온 시세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분양가엔 로또 당첨금 못잖은 웃돈이 붙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책의 압박에 저가로 내놓은 고작 150세대가 수만, 수십만 세대가 꾸준히 형성해 놓은 시세를 이겨낼 리 만무하다는 논리다. 때문에 3.3㎡당 평균분양가 4250만원으로 확정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센트럴자이를 두고 청약문의는 들끓다 못해 폭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썰렁한 주택시장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청약경쟁률 100대 1을 가뿐히 넘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일견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다. 동일 건설사인 GS건설이 지난해 1월 인근서 분양한 ‘신반포자이’는 이번에 분양하는 신반포센트럴자이보다 평균분양가가 더 높았음에도 높은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현재 분양권 거래시세는 전용 84㎡ 기준 18억6000만원~19억원이다. 3.3㎡로 환산해보면 5400만원 수준이다. 이번에 분양하는 신반포센트럴자이가 이 시세를 따라간다면 5억원의 웃돈은 거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관건은 정부 정책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신반포센트럴자이에만 유독 불공평하게 불이익을 주려 분양보증 기준을 낮게 잡은 게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는 이미 2년 전부터 반포와 개포 등 고분양가 분양완판이 도화선이 돼서 구축으로 확산, 서울집값이 풍선효과로 다 올랐다는 점을 알고 있다. 때문에 8·2 부동산대책 발표당시 분양가상한제 도입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달 중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곧바로 적용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반포센트럴자이 분양가 인하도 그동안의 고분양가 책정 관행에 제동을 건 것으로 사실상 분양가상한제 재도입 임박 시그널이라고 풀이한다.

실제 이달 8일 견본주택 오픈 예정인 또다른 강남 분양사업장인 삼성물산 ‘래미안강남포레스트’도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일정을 서둘러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순으로 넘어가면 정부의 분양가 규제가 더욱 강력해 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시공사와 조합은 최근 최대한 빨리 물량을 털어버리는 게 낫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결국 3.3㎡당 4250만원이라는 강남의 분양가가 지금까지의 시세로 봤을 땐 저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앞으로 나올 분양물량의 가격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 물론 구축이 형성해놓은 시세도 이에 걸맞은 수준으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청약수요가 분양물량을 섣불리 잡아선 안되는 이유는 또 있다. 사업지당 100여세대 수준의 찔끔 나오는 현재의 분양물량과 달리, 연말까지 강남4구에서 대단지 분양물량이 쏟아져 나온다. 대림산업과 현대건설은 추석이 지난 이후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고덕 아르테온’을 분양하는데, 일반분양분만 1400가구에 달한다. 12월에는 현대건설이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공무원 아파트’를 재건축해 분양할 예정인데, 총 1975세대 중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1766세대가 일반분양분이다.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매머드급 단지는 시세를 결정짓는데 큰 역할을 한다. 시세의 기준점이 될 수 있는 분양 단지들이 10월 이후 분양하면서 사실상 정부의 규제 사정권 안에 있는 것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팀장은 “시장에서는 보이지않는 미래 분양가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기존의 시세를 기준점으로 삼기 때문에, 기존 시세보다 분양가가 떨어진 만큼 프리미엄이 형성된다는 기대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분양가가 분명히 떨어질테니 지금 분양가는 고점이 맞다”며 “지금은 낙관론보다 신중론에 귀를 기울일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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