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바로 올라오는 배달앱 리뷰에 목매…매장 손님 '역차별'
자취생인 A씨는(여‧25) 집 근처에 자주 가는 단골 음식점이 있었다. 유명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아니었지만 A씨의 입맛에 잘 맞았고 서비스도 좋아서 A씨는 자주 해당 음식점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A씨는 최근 3번이나 단골집에서 퇴짜를 맞았다. 이유는 해당 음식점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서 바빠진 탓이다. 친절하던 사장은 A씨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빠서 주문을 받을 수 없다고 돌려보냈다. A씨가 배달앱을 켜서 확인한 결과 해당 음식점은 동네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고 사장은 일일이 고객들의 리뷰에 댓글을 달고 있었다.
A씨는 “단골집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다. 이렇게 매장 손님을 홀대할 수가 있느냐”며 “지나갈 때마다 보면 사장이 늘 배달앱 관리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억울한 기분이 든다. 뭔가 대안을 내줬으면 좋겠다. 코앞에 있는 식당을 두고 배달을 해야만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배달앱의 평가시스템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아무래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진행했을 때 일부 매장에서는 이런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매장 손님이 고령일 경우 그럴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류시현 배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모든 음식점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배달하는 사람들이 한 곳에서 좋은 경험을 하면 계속 배달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충성고객 확보 문제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특히 배달앱의 경우 평가가 바로바로 올라오기 때문에 오히려 매장 손님들이 역차별을 당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이어 “앱에다가 리뷰를 잘 남기지 않는 고령 고객에게는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고 가격대가 높지 않은 음식점일수록 그럴 가능성이 높다”며 “운영자가 온‧오프라인 중 어디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달린 문제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모든 음식점에 새로운 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안에 대해서는 “매장 손님들이 기다리는 시간에 신메뉴를 시식해보게 한다든지 음식 가격을 할인해 주고, 추가 음식을 더 증정하는 등 이런 내용을 공시해 놓으면 고객 입장에서도 감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반면 배달앱 관계자는 배달앱 입장에서는 뚜렷한 대안은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배달앱 운영에서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 관리까지 관여하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배달앱 시스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한 업주의 태도나 우선 순위에 관한 문제기 때문에 배달앱 쪽에서 해결하기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매장 장사가 너무 안돼서 접기 직전에 배달앱을 통해 재기하신 분들도 많기 때문에 그분들은 리뷰도 열심히 관리하고 배달 시간도 철저히 지킨다”며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 배달 철칙을 지켜나가시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O2O 업계에서는 배달과 온라인에 사업이 집중되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업주들도 어쩔 수 없이 배달 손님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옷집과 전자제품 매장에서도 구경만 하고 온라인에서 비교한 뒤 구매하는 이용자들이 많은 것처럼 음식도 온라인 구매가 세계적인 트렌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