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약가 인하 위한 포석, 다른 약제로 확대될 것"…복지부 관계자 "진도 빨리 나가지는 않을 것"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대부분 제약사가 결사반대하는 1회용 점안제의 약가재평가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관련 규정 개정안에 대해 ​접수된 의견을 정리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실무인력 부족으로 인해 약가재평가 작업은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25일 제약업계와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6월 행정예고됐던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개정안에 대한 의견 접수기간이 이달 14일 종료됐다. 알려진 대로 이번 개정안 골자는 1회용 점안제의 약가재평가 시행이다. 복지부가 약가재평가를 염두에 두고 시행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개정안에 반영한 것이다.

 

복지부는 14일까지 접수된 의견은 10여건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내용은 개정안에 대한 반대나 또는 수정 요구로 추정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나 관련 제약사들이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1회용 점안제를 제조하는 제약사들은 약가재평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그 반발 강도는 강한 편이다.

일단 업계는 약가재평가를 통해 1회용 점안제 약가가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복지부가 약가인하를 위한 방편으로 재평가를 활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약가인하에서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특정용량을 기준으로 약가를 통일한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미 제약사들이 직간접적으로 확인하고 파악한 내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복수 방안을 준비하며 검토작업을 꾸준히 해왔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결국 복지부가 준비하는 것은 고용량보다는 저용량 위주로 1회용 점안제 약가를 조정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현재 고용량 위주로 생산하는 제약사들을 저용량 위주로 전환하기 위한 방편으로 약가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관련 제약사들 입장은 대체로 동일하다. , 유니메드제약은 예외다. 유니메드제약은 이번에도 복지부에 관련 의견을 제출한 것이 확인됐는데 의견서 골자는 1회용 점안제 약가를 인하하고, 저용량으로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다.

 

유니메드제약은 아예 자체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판단되는 용량과 약가까지 제시했다. 0.3ml를 기준으로 128원이 적정 약가라는 주장이다. 제조원가와 이윤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가격대가 무난하다는 것이 유니메드측 설명이다.

 

특히 이같은 약가재평가는 1회용 점안제에 그치지 않고 다른 약제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제약사들 주장이다. 약사법이나 다른 법률 대신 약제의 결정 및 조정기준을 개정해 약가재평가를 하게 되면 얼마든지 수시로 재평가가 가능해진다는 논리다. 복지부가 항상 우선시하는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를 위한 수단의 하나로 약가인하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업계 주장에 대해 복지부는 일단 의견접수만 종료된 상태라는 입장이다. 관련 업무 폭주로 인해 구체적 의견을 일일이 검토하지 못한 단계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약가재평가는 시행 여부 등이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관련 업무를 맡아왔던 박지혜 사무관도 발령이나 보험약제과를 떠났고, 후임 송영진 사무관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실무를 진행했던 최경호 주무관도 박능후 장관 비서실로 자리를 옮겨 일손은 더욱 부족하다.

 

송 사무관은 우선적으로 기한이 정해져 있는 업무만 처리하고 있다면서 “1회용 점안제 약가재평가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사안인데 실무자도 없고 업무 진도가 빨리 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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