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접대비 19%↓…연구개발 투자액 1위는 한미약품

 

표=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상위 제약사들이 상반기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은 늘어난 한편, 판매관리비에 포함됐던 접대비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금지에 관한 법) 시행 이후 자연스럽게 국내 제약사들의 접대비도 하락한 것이다. 특히 상위 제약사 10개 이상이 R&D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상위 제약사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R&D 투자액이 가장 많은 제약사는 한미약품이다. R&D 투자 증가폭이 가장 큰 제약사는 한독으로, 올해 상반기 102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어났다.

한미약품은 상반기 R&D에만 674억원을 썼다. 매출액 대비 19.3%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R&D비용 699억원(매출액 대비 18.1%)보다 액수는 줄었지만 매출액 비중은 더 늘어났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량신약과 복합신약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는 제약사다. 그중에서도 당뇨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임상3상을 앞두고 있다.

대웅제약과 녹십자, 동아ST등 상위제약사들도 R&D비용을 늘렸다. 대웅제약은 596억원, 녹십자는 559억원을 R&D에 썼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은 각각 11.0%, 10.9%다. 동아ST는 420억원을 R&D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R&D비용보다 18.6%늘어난 금액이다. 종근당의 R&D 투자금액은 46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줄어들었지만 업계 상위권을 차지했다.

다만, 유한양행과 광동제약은 상대적으로 R&D 투자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한양행은 상반기 매출 7062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R&D비용은 478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6.8%에 그쳤다. 광동제약은 지난해보다 17.4% 늘어난 연구개발비 26억원을 상반기에 투자했지만, 매출 대비 0.8%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광동제약이 벌어들인 매출액은 5664억원이다.

반면 김영란법 여파로 인해 국내 제약사 접대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대비 항목이 있는 10개사 중 8개사는 접대비가 줄어들었다. 대부분 제약사들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9%이상 접대비를 절감했다.

접대비 지출을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상반기 접대비로 6억원을 사용했으나 올해는 1억8000만원을 썼다. 대웅제약, 동아ST, JW중외제약, 동국제약 등 다른 제약사들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접대비를 줄였다.

대부분 제약사들이 접대비 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한미약품과 광동제약의 접대비는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접대비 35억원을 지출했다. 증가폭은 3.8%였다. 광동제약은 올해 상반기 접대비로 4억9000만원을 썼다. 전년 대비 30% 늘어난 수치다

광동제약은 올해 상반기 접대비로 4억9천만원을 지출해 전년 대비 30% 늘어났다. 한미약품의 경우 접대비 증가 폭은 3.8%였으나 절대 금액이 35억원으로 10개사 중 가장 많았다.

제약업계에서는 제약사들이 판매관리비 절감 등 지출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한다. 동시에 연구개발비를 늘려 파이프라인을 늘리고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게 최근 제약업계의 움직임으로 지목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오른 이유 중 하나도 '접대비 하락'이 꼽혔다.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적으로 국내 제약사 상반기 매출은 11%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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