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업종 중심으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지 개선 영향…최대 적자국은 미국, 최대 흑자국은 베트남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지불하는 특허와 실용신안권 등 비용이 줄면서 산업재산권 수지가 큰 폭으로 개선된 영향이 컸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에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가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지식재산권 최대 적자국은 미국으로 집계됐고 최대 흑자국은 베트남이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상반기중 지식재산권 무역수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5억9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를 편제한 이후 최소 적자다. 상반기 기준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014년 33억7640만달러, 2015년 25억5260만달러, 지난해 9억4800만달러로 감소 추세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유형별로 보면 산업재산권 수지 개선세가 뚜렷했다. 올해 상반기 산업재산권 무역수지는 6억921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억328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세부적으로는 특허와 실용신안권 수지가 지난해 상반기 9억3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 1억달러 적자로 축소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들어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에 지불하는 특허 및 실용신안권 금액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특히 전자제품 업종에서 특허 및 실용신안권 수지가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과거와 달리 국내 기업의 해외 특허 의존도가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자제품 업종의 지식재산권 수입 규모가 축소된 모습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전기전자제품 지식재산권 수입 규모는 22억578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억1830만달러에서 22.6% 감소했다. 2014년과 2015년 상반기에는 각각 34억300만달러, 34억6040만달러 수준이었다.
여기에 전기전자제품 지식재산권 수출(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의 지식재산권을 사용하는 경우)도 지난해 상반기 17억881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2억930만달러로 증가했다.
이 같은 영향 등으로 국내 대기업은 처음으로 지식재산권 흑자를 기록했다. 지식재산권 무역 수지를 기관형태별로 보면 대기업 지식재산권 수지는 올 상반기 1억9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상반기 9억5000만달러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국내 중소·중견기업은 6억7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상반기(9억4000만달러)보다는 규모가 축소됐지만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국내에 들어온 외국계 기업 중심으로는 지식재산권 수지 적자가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외국인투자 대기업 지식재산권 수지는 1억4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3000만달러 적자)보다 규모가 확대됐다. 특히 외국인투자 중소·중견기업은 14억4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9억6000만달러)에서 큰 폭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투자 기업들이 국내에 많이 들어오면서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연구개발 및 소프트웨어 저작권 등 부문을 중심으로 지식재산권 수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를 거래 국가별로 보면 최대 적자국은 미국, 최대 흑자국은 베트남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대(對)미국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6억4000만달러 적자였다. 그나마 지난해 같은 기간(18억5000만달러)보다는 적자 규모가 줄었다.
반대로 대(對) 베트남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1억4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8억7000만달러)보다 늘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관련 지식재산권 수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