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도 호실적 전망…“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

국내 정유사들이 2분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에 영향받은 가운데 윤활유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GS칼텍스 윤활유 공장 / 사진=뉴스1

국내 정유사들이 2분기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에 영향을 받으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윤활유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2분기 정유 부문 실적이 부진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기록해서다. 하반기 국제 유가 상승 안정화 전망 속에 국내 정유 업체들의 윤활유 사업은 더욱 약진할 전망이다.

21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올해 2분기 실적 가운데 윤활유 사업에서 견조한 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정유 업게 1위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4212억원 중 윤활유사업에서만 1202억원을 기록했다. 정유사업은 125억원에 불과했다.

GS칼텍스 역시 지난 2분기 실적에서 윤활유 부문만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GS칼텍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100억원인데 이 가운데 윤활유 부문은 514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유 부문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91% 감소한 336억원에 그쳤다.

에쓰오일은 정유 부문 영업적자를 윤활유 사업으로 만회했다. 에쓰오일의 2분기 실적 가운데 정유사업은 8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윤활유사업에서는 12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손실을 만회했다.

현대오일뱅크도 윤활유사업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 윤활유 사업을 맡고 있는 현대쉘베이스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2% 가량 늘었다. 정유 부문 수익성이 반토막 나는 분위기 속에서 주목할 만한 약진이다.

국내 정유 업체 관계자는 “올해 2분기 유가 하락으로 제품 시황 악화에 영향을 받으며 석유 및 화학 제품은 이익 감소가 불가피했다”며 “윤활유 사업은 상대적으로 손익 변동폭이 작아 영업이익을 유지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 업계에서는 하반기 석유 화학 시황이 개선될 경우 윤활유사업의 이익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유 업체들 사이에서는 유활유 사업 전략을 다시 점검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1위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상장 계획을 보류했다. 과거 윤활유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최근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상장 계획은 사실상 제외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윤활유사업에서 글로벌파트너쉽과 신시장 개척 등은 진행되고 있으나 상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에쓰오일은 이미 수년간 화학 및 윤활기유 부문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에쓰오일은 현재 단일 공장 기준 세계 2위 규모의 윤활기유 생산시설로 꼽힌다. 다만 하반기 윤활유 시장의 수급은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고 예상하는 가운데 고급윤활유에 대한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윤활유 사업은 최근 황금기에 다시 들어섰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수익성 기대감이 크다”며 “윤활유 사업이 정유사들에게 또 하나의 주요 수입원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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