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해외시장 확대…2위 롯데케미칼과 격차 벌릴 전망

LG화학은 연구개발(R&D)에 업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해 왔다. LG화학이 추진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투자가 올해 상반기 결실을 맺었다. 이를 통해 LG화학은 롯데케미칼에 빼앗겼던 업계 1위 자리를 1년 반 만에 되찾았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제출된 2017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 투자 금액은 42758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605200만원보다 31% 늘었다. 반면 업계 2위 롯데케미칼의 연구개발비는 6월 말 기준 29356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454160만원보다 34% 감소했다. 이는 LG화학 투자액에 비해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기술 중심 화학제품과 전지·바이오 등으로 투자를 확대해 왔다. 이 중에서도 LG화학이 주력하는 사업은 전지다. 휴대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소형전지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탑재되는 중대형 배터리로 구성된다.

 

LG화학은 2000년대 초반 2차전지 사업을 시작하며 고비용 초기 자본 탓에 사업실적 악화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공들인 연구개발 투자는 올해 들어 성과가 나타났다. LG화학이 북미와 유럽 등 세계 완성차 제조 업체에 배터리 공급계약을 따내며 사업 영역을 확대한 덕분이다.

 

기술 중심 제품 사업이 빛을 발하며 전기차 배터리 부문 적자 규모가 크게 줄었고,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은 영업이익 흑자(75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업계 2위 롯데케미칼은 기초 화학소재 비중이 높고 범용제품 생산 비중(70%)이 크다. 이는 고도화된 기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고부가가치 제품도 아니다.

 

이에 LG화학 상반기 매출액은 1286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933억원보다 2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1701억원보다 42.4% 큰 폭으로 늘었다. LG화학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4470억원을​ 기록한 롯데케미칼을 따돌리고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향후 중국 등이 범용제품 생산을 더욱 확대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 제품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LG화학의 기술 집약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견고히 한다면 국내 석유화학 업계 1위는 LG화학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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