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 시즌 수요 증가…제품가격 상승세

국제유가가 미국 원유 생산 증가와 일부 산유국의 수출 확대 기조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유가 하락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차량에 주유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국제유가가 미국 원유 생산 증가와 일부 산유국의 수출 확대 기조 속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유가 하락에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원유 공급보다 수요 증가가 가파른 상황에서 제품가격이 강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0.77달러 하락한 46.78달러를 기록했다. 유럽거래소(ICE)에서는 브렌트유(Brent)가 전일대비 배럴당 0.53달러 하락한 50.27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국내 영향력이 큰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0.27달러 상승한 49.53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와 앙골라 수출 증대 계획 영향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8월 둘째 주 미국내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79000배럴 가량 증가한 일평균 9502000배럴로 나타났다. 일평균 기준으로 20157월 이후 최고치다.

 

일부 산유국의 수출 확대도 국제 유가 약세에 일조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앙골라는 올해 10월 수출 목표량을 하루 평균 170만배럴로 설정하며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이는데도 국내 주유소에서는 휘발유와 경유 등 주요 석유 제품 가격이 한 달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5일 기준 전국 주유소 리터당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1452.6, 경유 1245.6원을 기록했다. 지난달말에는 휘발유는 리터당 1437, 경유는 리터당 1198원 수준이었다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유 업체들이 유가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주유소를 찾은 박모씨(46, 회사원)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어느새 휘발유 가격이 한 달전보다 100원 가까이 오른 것 같다주변에서 리터당 1400원대 주유소를 찾기 힘들고 1500원이 일반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하락에도 국내 석유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로는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제유가는 소폭 오름세를 보인뒤 약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면서 유가 하락분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휘발유 가격은 7월 23일 이후로, 경유 가격은 79일 이후로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5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휘발유의 국제 제품가격은 싱가폴 거래 기준 배럴당 65달러 수준까지 상승했다. 지난 7월말 배럴당 58달러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10%가량 상승한 셈이다. 같은 기간 경유 역시 60.6달러에서 65달러로 상승했다.

 

정유 업계에서는 국제 제품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집계한 7월말 넷째주 미국 휘발유 수요는 전주보다 하루평균 2.1만배럴 증가한 984.2만배럴로 나타났다. 19912월 이후 최고치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는 전년동기 대비로는 높아졌지만 배럴 당 5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수요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제품가격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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