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 “검사 결과 이상없다” vs 전문가 “2차 가공식품 사용 확률 배제 못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가 계란 판매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계란을 원료로 한 2차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미 시중에 유통된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 제품 두 개에서 닭 진드기용 살충제인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혀, 가공식품에도 이들 계란이 사용됐을 확률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계란을 직접 먹는 것보다 양이 적을 수는 있지만 계란을 원재료로 한 가공식품이 워낙 많아 과다 섭취할 경우 위험도도 비례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계란을 원재료한 가공식품은 빵, 초콜릿,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등 다양하다. 살충제 계란 논란에 중심에 있는 ‘피프로닐’이 끓이거나 삶는 과정에서도 완벽히 없어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들의 불안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2차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식품업체들은 살충제 계란이 자사 제품 생산과정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명을 내놓으며 서둘러 진화해 나서고 있지만, 이미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나 어린 아이를 자녀를 둔 부모들은 답답한 심정이다.

주부 김모(서울 시흥동)씨는 “어제도 아이에게 계란을 먹였다. 살충제 농가와 상관없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살충제가 이미 오래전부터 쓰였다면 우리 아이가 먹었던 계란 중에도 살충제가 사용된 계란이 있을 수 있다는 뜻인데 가공식품이라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불 수 있냐”고 의구심을 표했다.

직장인 박 모(서울 대흥동)씨는 “자취하고 있어 라면 등 가공식품을 평소 많이 먹는다. 대부분 가공식품에 계란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찝찝하다. 집에 있는 남은 가공식품들을 폐기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계란이 함유된 가공식품./사진=시사저널e


전날부터 각 사 대형마트와 편의점, 대형슈퍼마켓(SSM) 등은 정부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중단한 상태이지만 가공식품의 철수나 폐기는 계획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단 식품업체들은 자사 제품 생산과정에서 사용되는 계란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협력업체 모두 확인했는데 문제가 없었다. 판매에도 차질이 없다”고 전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파동 이후 수급받는 계란과 관련해 검사를 진행했다. 이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유럽 쪽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있을 때부터 조사를 하고 있었다. 현재 제품생산이나 재고 등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일축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계란이 들어간 가공식품들이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유통된 살충제 계란이 들어간 가공식품을 과다 섭취할 경우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육홍선 충남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살충제를 닭에게 뿌려서 계란으로 직접적으로 이행이 되기 때문에 하루 8개만 먹어도 허용치를 넘을 수 있다​며 ​계란이 들어간 가공식품으로도 8개는 넘길 수 있다. 문제는 아이들은 몸집이 작아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식품 중 완전단백질 2개를 뽑으면 우유와 계란인데 아이들이 주로 먹는 음식”이라고 지적했다. 


육 교수는 이어 “이번 축산농가의 위상문제는 앞서 소비자단체들이 지적했던 바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고 있는 형국이다​면서 ​먹이사슬의 최종 종착지는 늘 소비자다. 농가 보호도 좋지만 기업체와 정부가 위생에 좀 더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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