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스토닉 출시 첫 달 아반떼·K3 월별 최저 판매 기록
국내 대표 준중형 세단인 현대·기아차 아반떼와 K3가 실용성을 앞세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성장세에 발목이 잡혔다.
공교롭게도 현대·기아차가 새로 내놓은 소형 SUV 신차가 나오자마자 아반떼와 K3가 올 들어 최저 판매량을 기록했다. 아반떼와 K3 등 준중형 세단이 담당했던 생애 첫차 수요가 현대·기아차의 소형 SUV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준중형 세단은 현대차 소형 SUV 코나가 출시된 지난 6월을 기점으로 지난 5월보다 10% 가까이 급감했다. 특히 아반떼는 지난 6월 6488대가 팔리는 데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5% 감소했다. 지난 5월보다는 17.2%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아차가 소형 SUV 스토닉 판매에 나선 지난 7월엔 기아차 K3 판매 감소가 뚜렷했다. 스토닉 판매 첫 달인 지난 7월 준중형 세단 K3는 1810대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지난 6월보다 각각 23%, 30.7%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 아반떼와 기아차 K3는 각각 지난 6월과 7월 월별 판매량 기준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이달 기아차 소형 SUV 스토닉 판매량이 준중형 세단 K3 판매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기아차 스토닉은 지난달 출시 이후 차량 출고 기간이 15일 정도에 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1340대가 넘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스토닉은 영업일 기준 20일 만에 2500대의 사전 계약이 이뤄진 바 있다.
서보원 기아차 마케팅실장 이사는 스토닉 시승행사에 참석해 “사전계약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계약자의 절반 이상인 57%가 20대와 30대였다”면서 “1895만원에 살 수 있는 디젤 SUV의 이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기아차 준중형 세단 K3 1.6 디젤 모델은 엔트리 트림 가격이 1800만원이다.
기아차 코나는 지난달 3145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영업일 기준 30일 만에 사전계약 1만대 기록을 세우며 올해 연간 내수목표(2만6000대) 40%도 이미 채웠다.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가 올해 코나 출시 이후인 지난 6월에서 7월 두 달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판매가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나 플랫폼이 아반떼에 기반하고 있어 코나 판매량이 늘면 아반떼에 지속해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SUV 시장 성장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준중형 세단의 시장 축소는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반떼는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 지난해보다 15% 이상 판매량이 줄었다.
한편 소형 SUV 시장 경쟁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지난달까지 1년 간 출시된 국산 신차 9개 모델 가운데 4개 모델이 SUV였고 이중 2대가 소형 SUV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업계 한 전문가는 “시장 경쟁 확대는 판매 신장을 이루고 이는 계속해서 준중형 세단 판매량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