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급·성과급 개념 따라 천차만별…성과급도 시기·부서 차이, 순위 큰 의미없어
‘대만민국에서 연봉을 가장 많이 주는 회사가 어디입니까?’ 란 질문을 받으면 어디라고 대답할지 망설이게 됩니다. 같은 시기에 하는 조사도 연봉순위는 각양각색이기 때문입니다. 왜 회사가 주는 돈은 정해져 있을 텐데 연봉순위는 조사 기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걸까요? 오늘은 단순한듯 하면서도 복잡한 대기업 연봉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대기업 연봉이 조사마다 다른 이유는 이 연봉이라는 개념 자체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연봉을 이야기할 때 보면 기본급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고 ‘기본급+성과급(인센티브)’을 기준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초봉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있고 직원 평균 연봉, 혹은 임원을 포함한 평균 연봉을 말하는 경우가 있죠. 조금만 기준을 달리해도 기업별 순위는 확연히 달라집니다.
기본급은 고정된 액수입니다. 쉽게 말해 매년 직급에 맞게 일정하게 지급되는 돈이죠. 반면 성과급은 이름 그대로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액수입니다. 내가, 혹은 내가 속한 조직이 얼만큼 성과를 냈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그렇다면 복잡할 것 없이 기본급을 기준으로 순위를 내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기 엔 성과급이 너무 큰 변수입니다. 예를 들어 한 해 성과급이 기본급을 뛰어넘어 수 천만 원씩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변수를 무시하고 순위를 낸다면 큰 의미가 없겠죠?
그런데 이 성과급도 같은 회사 직원끼리도 천차만별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 성과별로 목표달성장려금(TAI)을 지급합니다. 사업부 실적을 바탕으로 최고 기본급의 100%부터 최하 0%까지 지급하죠.
여기에 초과이익분에 대해 초과이익성과금(OPI)이란 것도 지급합니다. 매년 성과가 다르니 당연히 액수도 달라집니다. 같은 해라도 사업부에 따라 받는 액수도 달라집니다. 그렇다면 삼성전자의 평균연봉을 누구를 기준으로 해야 할까요? TAI 100%를 받은 A사업부 직원? 0%를 받은 B사업부 직원? 아마 답이 안 나올 겁니다. A사업부와 B사업부 상황이 내년엔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것이니까요.
결론은 대기업 연봉순위는 그냥 참고로 할 뿐 절대지표로 쫓을만한 것이 아니란 것입니다. ‘어느 기업이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느냐’고 따지는 것은 마치 ‘어느 냉면집이 가장 맛있냐’는 질문과도 같은 것이죠.
또 A기업이 B기업보다 연봉을 더 주지만, 그 대신 주말이나 휴일 없이 일을 해야 한다면 어느 곳을 택해야 할까요? 혹은 A기업은 그 대신 자녀 학자금이 나온다면?여기서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회사 분위기 및 문화, 정년 등 고려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닙니다.
연봉문제는 이처럼 복잡하고도 미묘합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자신에게 좋은 기업이 어디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하긴 우리 취업시장이 이처럼 기업을 골라서 갈만한 상황인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