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공세 외국인, 환율에 영향 줄 잭슨홀 미팅 결과 주시…"실적 뒷받침 IT, 숨고르기후 시장 주도할 듯"

뜨거웠던 코스피가 차갑게 식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던 지수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더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에 시장에 진입한 개인 투자자는 손실을 보게 됐다. 증권업계는 ‘차익실현’,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분석으로 최근 지수 하락을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는 한국 경제나 기업 실적은 괜찮은데 외부적인 요인이 지수를 짓누르고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 전제가 맞다면 ‘증시가 언제쯤 다시 반전할 수 있을까’와 ‘어떤 업종이 다시 시장을 주도할까’라는 질문이 당연히 제기되는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추세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잭슨홀 미팅, IT(정보통신 기술)업종의 3분기 실적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 조정 국면 맞은 코스피···외인 언제 돌아오나

국내 증시의 조정 폭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9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15.03포인트(0.63%) 하락한 2379.70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외국인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전날보다 26.34포인트(1.10%) 내린 2368.39에 장을 마쳤다. 1%대 하락은 지난 3일 1.68% 하락 이후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다.

외국인이 지수 하락 중심에 섰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만 258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난달 24일 이후부터 이날까지 누적으로 2조4242억원어치를 시장에 내놨다. 그동안 순매수 우위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이 악화되자 지수도 덩달아 떨어진 것이다.

결국 지수가 다시 상승 반전하기 위해선 외국인 투자자 귀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환율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국내 증시를 빠져 나간 이유 중에는 원·환율이 내려간 영향이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28일 1212.50원에서 이날 1136.50원으로 6.2%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환차익 욕구가 강해진 것이다.

결국 외국인이 다시 국내 증시에 유입하기 위해선 환율이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선 8월말에 열리는 잭슨홀 미팅을 주목하고 있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지방 연방준비은행 중 하나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이 자리에는 각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는데 환율을 움직일 중요한 발언들이 나올 전망이다.

◇ 주도 업종 IT?···“3분기 실적 주목해야”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친 후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도 현 시점에선 중요한 물음이 됐다. 우선 그동안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끈 IT 업종이 계속해서 주도 업종 면모를 보일 지 여부가 주목된다. 나아가 대형주와 중소형주 중 어느 쪽이 힘을 받을 것인 지도 투자자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IT업종의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에 대한 기대가 그만큼 큰 까닭이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IT가 쉬어가고 있지만 IT업종 지수는 고점 대비 3%밖에 조정을 받지 않았다. 3분기 실적도 좋을 것으로 예상돼 IT 업종이 하반기 증시를 계속해서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순환매가 나온다고 하면 소재나 산업재 섹터로 돌갈 수 있는 분위기는 있다. 최근들어서 유가, 구리 등 상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중국 쪽에서도 철강 등 소재 업종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형주와 중소형주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대형주 실적이 잘나오고 있어 계속해서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보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중소형주를 선호하는 전문가는 그동안 대형주의 상승폭이 커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형주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어느 시점에 다시 상승 반전 할 지 투자자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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