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미비, 빅데이터 활용 및 시승 확대 분석…‘위블’ 상표권 침해 논란도
기아자동차가 새로 내놓은 주거형 카셰어링(공유자동차) 서비스가 단순 마케팅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범 사업이라지만 차고지 확보가 한 곳에 불과하고, 제공되는 차종도 기아차 9개 모델에 한정된 탓이다.
쏘카와 그린카가 양분하고 있는 카셰어링 시장을 파고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브랜드명인 ‘위블(WiBLE)’은 상표권 침해 논란에 휘말릴 조짐도 보이고 있다.
9일 기아차에 따르면 오는 11일부터 주거형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구로구 천왕연타운 2단지가 첫 번째 서비스 지역이다. 전기차 쏘울,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 대형 SUV 카니발 등 9대 차량이 제공된다. 기아차가 출시한 모빌리티 브랜드 위블의 첫 번째 사업이다.
하지만 업계서는 기아차의 카셰어링 시장 경쟁력에 대해서 의문을 표하고 있다. 국내 2위 완성차 업체 치고는 사업 규모가 작고 구체적 사업 계획 또한 아직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카셰어링 서비스인지, 단지 마케팅 전략일 뿐인지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주거형 카셰어링 서비스는 이미 다른 업체에서도 제공하고 있어 새로울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기아차가 카셰어링 사업에서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경우 차고지가 3000곳에 이르며 32개의 차종을 보유하고 있다. 그린카 역시 2700곳의 차고지와 58개의 차종을 확보한 상태다. 두 업체의 회원수는 각각 290만명 235만명 가량이다.
다만 시장을 주도하는 쏘카는 계속 적자를 보고 있다. 쏘카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영업손실 규모가 계속해서 불고 있다. 적자액이 2013년 14억7700만원, 2014년 14억9020억원, 2015년 59억 7740만원, 2016년 212억 6850억원으로 늘어났다.
그린카는 지난해 21억8500만원 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지만 그전까지는 계속 적자에 허덕였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차가 카셰어링 시장 진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많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쏘카나 그린카 역시 영업이익이 많지 않다. 다만 모회사들이 사용자 정보를 축적해 빅데이터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기아차 카셰어링 역시 비슷한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시승만큼 좋은 마케팅도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카셰어링 서비스를 포괄하는 브랜드 이름 위블은 상표권 침해 논란에 빠졌다. 마케팅 업체 옐로스토리의 블로그 마케팅 플랫폼 위블과 이름이 겹치기 때문이다. 옐로스토리 위블은 2009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8년째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옐로스토리 위블은 현재 상표권 출원만 하고 등록은 아직 안 된 상태다.
옐로스토리 관계자는 “상표권 등록을 하려고 했으나 기존 위풀이라는 업체와 이름이 비슷해 등록을 못했다. 그러다 위풀 사업이 중단됐다. 그래서 올해 1월 다시 상표권 출원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부적으로 자료를 검토 중이다. 검토 결과에 따라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아차 역시 아직 상표권 등록은 못했다. 3월 WIBLE이라는 상표명을 출원하기만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름은 같지만 산업군이 달라 둘 다 문제없이 상표권 등록이 될 수 있다. 다만 소송에 들어가면 얘기가 또 달라진다.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