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비 증가에 영업이익률 3%…기아차 “니로 통해 이익률 개선할 것”

영업이익률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아차를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니로가 먹여 살리고 있다. 기아차는 니로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판매지역에서 고른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하반기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모델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재고 소진, 인센티브 및 광고비 확대로 3%에 불과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니로는 한천수 기아차 부사장이 밝힌 “하반기 영업이익률 상승을 위해 무리한 판매 확대를 지양하고 재고 및 인센티브 축소에 집중할 예정”이라는 방침에 부합하는 모델이다. 

 

니로는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1년 넘게 신차효과가 지속되며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총 10만8655대가 팔렸다. 미국에선 출시 5개월 만에 시장 3위에 올랐다.

9일 미국의 친환경차 전문매체인 하이브리드카즈에 따르면 지난달 니로의 미국 시장 판매량은 2763대로 토요타 프리우스 리프트백(6034대),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4695대)에 이어 판매량 3위를 기록했다. 니로의 선전으로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미국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4976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포드(3186대)를 제치고 토요타(1만5663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기아자동차 친환경 SUV 니로. / 사진 = 기아자동차


지난해 5월부터 니로의 판매가 시작된 유럽 시장에서는 올 들어 판매량이 더욱 증가하는 추세다. 니로는 지난해 유럽 시장 출시 이후 7개월 간 총 9519대가 판매됐다. 반면 올해 들어 확대하고 있는 디젤게이트 이슈로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 니로는 월평균 2674대가 팔리며 지난 1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동안 지난해보다 2배 많은 1만8717대가 판매됐다.

올해 들어 중국과 미국 등 판매 부진 해소를 위해 계속해서 ‘제살깎기식’ 판촉을 벌여온 기아차에는 니로의 인기가 호재다. 기아차는 올해 미국 시장에서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지난해보다 25%가량 늘렸다. 경쟁 업체가 신차를 내놓고 있는 것과 달리, 기아차는 모델 노후화로 판매량이 꺾이면서 인센티브를 많이 주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던 탓이다.

기아차는 이밖에 재고소진을 위한 마케팅비에도 상당한 비용을 투여했다.

 

한 부사장은 ​미국 시장은 경쟁 심화 속에 하반기 수요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올 2분기 최우선 목표는 제고 축소였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인센티브를 증가시켰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반기에는 미국 수요 변화에 따라 탄력적인 조정으로 인센티브 부담 축소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로는 기아차가 올해 2월 휴스턴에서 개최된 2017 수퍼볼 경기 3쿼터 중 니로를 주제로 한 60초짜리 광고를 송출한 이후 추가적인 신차 홍보 없이 판매량 확대를 이어오고 있다.

 

니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국내외 시장에서 꾸준히 늘고 있는 SUV 수요와 친환경차의 강점을 모두 지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ℓ당 19.5㎞를 달리는 경제성도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기아차는 2012년 7.5%에서 2015년 4.8%, 지난해 4.7%, 올해 상반기 3% 수준까지 급락한 영업이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니로 물량 조정을 통해 영업이익률 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멕시코 공장에서 하반기 신형 니로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신형 니로를 바탕으로 미국 물량을 유럽, 신흥국 등으로 전환해 영업이익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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