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최순실 압박으로 정유라 승마지원"…오후 4시30분 현재 장충기 피고인신문 진행 중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66·부회장)과 장충기 전 차장(63·사장) 등 함께 기소된 임직원들의 피고인신문이 길어지면서 이 부회장이 직접 자신의 혐의에 입을 여는 것은 하루 연기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1일 이 부회장과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차장 등 전직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뇌물공여 혐의 재판을 열고 전날에 이어 피고인신문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피고인신문은 전날 시간관계상 끝내지 못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64)의 피고인신문으로 시작됐다.
박 전 사장은 최순실씨의 압박으로 삼성이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할 승마 선수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최씨의 겁박으로 정씨만 지원하는 것으로 변질되자 지원을 종료한 것이냐”는 삼성 측 변호인단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대한승마협회장 부임 당시 이재용 부회장이나 최지성 전 실장 등으로부터 정씨를 지원하거나 신경 쓰라는 지시를 받은 적 없다”면서 “2015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단독 면담 과정에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미진하다는 박 전 대통령의 질책이 있었지만, 정유라 씨에 대한 지원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후 2시쯤 시작된 장충기 전 차장의 피고인신문은 오후 4시 한차례 휴정 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장 전 차장의 피고인신문이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고, 그 다음 최지성 전 실장의 피고인 신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피고인신문은 2일 오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 첫 재판이 시작된 이후 자신의 혐의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없어 법조계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특검 측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문제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문제, 삼성생명의 지주사 전환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최씨 일가에 뇌물 성격의 지원을 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 측은 이재용 부회장을 상대로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어떠한 말을 주고받았는지 구체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부정한 청탁은 없었고, 최씨 일가를 지원한 사실도 없다는 기존 취지의 질문을 구체적으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