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부문 의존한 불안한 성장…신규수주액 줄어 내년이 더 걱정

상반기 상장 건설사 전체, 해외 신규수주 현황 / 자료= 각사
상반기 실적개선을 이룬 건설사들이 신규수주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유가 기조에 따른 해외건설 업황부진 여파다. 결과적으로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시장에 기대 ‘불안한 성장’을 이룬 셈이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 경기 하강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내년 후반기부터 건설사들의 실적부진을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상장 6개 건설사(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조8100억원과 1조8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124.7%, 순이익은 574% 각각 증가한 수치다. 견고한 실적개선으로 6개 건설사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1.9%에서 4.2%로 수직상승 했다.

반면 건설사들의 미래 수익을 가늠하는 신규수주 실적은 약세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6개 건설사의 신규수주 총액은 26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2조1000억원) 대비 17.18% 감소했다. 건설사들의 수주잔고 감소에 따른 미래 수익악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전체의 70%에 달하는 건설사들의 신규 수주액이 감소했다. 특히 대림산업의 올 상반기 신규수주액 감소폭은 53.9%에 달했다. 그밖에 삼성물산(-51%), 삼성엔지니어링(-32.2%), GS건설(-4.8%) 순으로 신규수주액 감소폭이 컸다. 반면 현대건설(9.1%), 대우건설(4.8%)은 1년새 신규수주액이 늘었다.

해외건설 부진이 신규수주 실적 감소를 불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해외건설 수주액은 163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152억2000만 달러) 대비 12%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실적이 10년새 최저치를 기록해 '기저효과'가 발생해 실적 성적표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산유국들이 플랜트 발주를 줄인 결과다.

이는 각 건설업계의 해외 부문 신규수주 실적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6개 건설사의 상반기 해외 부문 신규수주 총액은 7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11조2000억원) 대비 36.5% 감소한 수치다. 총 신규수주액 감소율의 두배 가량 높은 수치다.

6개 중 5개 업체가 해외 부문에서 수주부진을 겪었다. 대림산업의 상반기 해외 수주액은 35억원으로 1년 새 182.2% 감소했다. 그밖에 삼성물산(-88.9%), 대우건설(-63.2%) 삼성엔지니어링(-36.5%), 현대건설(-10%) 순으로 해외수주 실적이 부진했다. GS건설만이 6개 건설사 중 유일하게 해외 부문 수주증대(18.8%)를 이뤘다.

◇ 주택부문에 의존한 성장…건설경기 악화 전망 속 실적부진 우려 부상

결국 건설사들의 실적개선은 국내, 특히 주택부문이 주도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건설사들은 주택 부문 인허가 물량을 대거 늘렸다. 해당 주택들이 착공, 혹은 준공되면서 발생하는 수익이 건설사의 실적개선으로 이어졌다.

다만 이같은 주택 부문 호황에 기댄 ‘불안한 성장’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는 건설경기 선행, 동행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축물 인허가 면적, 착공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10.9% 감소했다. 주거용 건축물을 중심으로 지표가 하락했다. 해당 수치는 건설경기 선행 및 후행 지표로 미래 건설사 실적을 가늠하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 결국 1~2년 내 해외건설 부문이 회복되지 않으면 주택 부문 부진이 겹쳐 건설사의 실적개선이 요원한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인허가 물량이 착공, 준공되면서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다만 이는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로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사들의 인허가 물량이 줄어든 결과”라며 “저유가로 해외 부문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 주택, 해외 플랜트 부문의 ‘동반부진’으로 건설사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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