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시대 업권 넘어 경쟁 치열해져…카카오뱅크 네트워크 활용, 해외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 마련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자본 규모 순위와는 관계없이 IB 부문에서 업계 수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기업공개(IPO) 부문뿐만 아니라 공모증자, 회사채 등 다양한 부문에서 IB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증권사 수익구조가 브로커리지에서 IB 부문으로 옮아가는 상황에서 이 같은 투자기록(트랙레코드)은 한국투자증권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계열사인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인 시작을 알리면서 네트워크 활용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시너지를 어떻게 극대화 하느냐는 한국투자증권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 ‘IB 명가’ 한국투자증권, 경쟁 더 치열해졌다
증권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사간 경쟁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등 이종 업종간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초대형IB 육성책은 증권사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부분이 됐다. 실제 국내 증권사 수익구조를 보면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지난 2011년 67.9%에서 지난해 56.7%로 감소한 반면 IB 부문 수익 비중은 10%대에서 20%대로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투자증권에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 초대형IB 시대에선 자기자본에 따라 할 수 있는 업무와 발행할 수 있는 어음 규모가 늘어난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인수에 실패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애를 먹었다. 자기자본 순위도 지난해 4위에서 올해 3월말 기준 5위로 내려앉았다. 그나마 지난해 11월 1조7000억원대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4조1000억원 수준으로 늘렸지만 업계 1위이자 라이벌인 미래에셋대우 자기자본(7조2000억원)과는 3조원 이상 차이가 난다.
IB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한국투자증권엔 기회다. 한국투자증권은 IB 부문에서 꾸준하게 실적을 내놓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에만 총 5건 IPO를 주관했다. 인수금액 기준 시장 점유율은 28.3%, 수수료 기준 점유율은 29.7%로 업계 2위다. 공모증자부문에서도 삼성증권, 대한항공 등 총 5건의 공모증자에 참여해 증권업계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 부문에선 트랙레코드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기존에 얼마나 잘 했느냐가 앞으로 얼만큼 잘 할 것이다라는 잣대가 된다. 이는 어음 발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한국투자증권은 IPO뿐만 아니라 프로젝트금융, 유상증자, 회사채 인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업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어 향후 초대형IB 인가가 나더라도 한동안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 한국투자증권, 국내외서 시너치 창출에 힘준다
한국투자증권은 나아가 카카오뱅크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57%를 갖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개시 5일만에 100만계좌를 돌파하며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채널들을 이용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차별화와 시너지 극대화는 한국투자증권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은행권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전략은 경쟁사인 KB증권, NH투자증권 전략과도 유사한 측면이 있다. KB증권은 KB국민은행, NH투자증권은 NH농협 네트워크를 이용할 계획이다. 이들이 한국투자증권과 다른 점은 은행 외에도 카드, 캐피탈 등 계열사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과점 주주 형식으로만 우리은행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금융회사 경쟁의 가속화는 불가피 하다”며 “격심한 경쟁과 다양한 신규사업 기회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탄력적으로 필요한 분야에 결집시켜야 한다. 회사 내 시너지 창출의 극대화 하자”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나아가 해외 시장 공략에도 힘쓴다는 전략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0~20년 뒤를 내다본 투자로 2010년 베트남 현지에 합작증권사 ‘키스 베트남(KIS Vietnam)’를 설립했다. 이 밖에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직접투자뿐만 아니라 금융자문 서비스, 인수중개업무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