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달러 감소에도 시차효과로 인한 하락폭 커

국내 정유업체들은 올해 2분기 실적악화의 원인을 국제유가 하락으로 꼽았다. / 사진=뉴스1

정유업계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하는 등 극심한 실적 부진을 겪었다.  업계는 실적 부진의 이유로 유가 하락을 꼽았다. 그러나 업계의 설명과 달리 2분기 유가하락폭은 소폭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정유 업체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업계 1SK이노베이션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 421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2.4% 감소했다고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이어 실적을 공개한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하락폭은 더 컸다. 2분기 117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무려 81.7%나 줄었다.

 

양사는 모두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유가 하락을 지목했다. 그러나 이 기간 국제 유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두바이유 기준 2분기 평균 유가는 49.8달러로 전 분기 대비 3.3달러가 줄어든 수준에 그쳤다.

 

정유업체는 영업 손실 확대가 유가 하락 자체에 원인이 있기보다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과 시차효과(래깅효과)를 야기한다고 설명한다.

 

재고평가손실은 재고 구매 원가보다 시장 판매 가격이 낮아서 생기는 현상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2분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금액이 1700억원이나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차효과는 원유를 수입정제해서 제품으로 판매하는 사이에 발생하는 효과다. 원유를 만드는 사이 유가가 하락하면 완성된 제품 가격 역시 하락할 수 있다.

 

반대로 유가가 오르면 정 반대의 상황이 연출된다. 재고 이익은 물론 시차효과로 인해 순식간에 손실을 회복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관계자는 "지금보다 3달러 가량만 상승해도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2천억~4천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3분기 국제유가는 반등이 전망된다. 이에 3분기 정유업계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배은영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국제유가가 반등해 전 분기의 재고 평가 손실이 소멸할 것이며 래깅마진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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