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전반 걸쳐 얘기…회동시간 전일 대비 28분 짧아
청와대에서 28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 두 번째 간담회에서는 일자리 문제와 소득주도 성장 등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정책과 산업 전반에 대한 얘기가 주로 오갔다.
간담회는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오후 6시에 시작됐다. 전날처럼 야외 호프미팅이 예상됐지만 비가 온 탓에 본관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자리로 바뀌었다.
이날 간담회는 전날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번째 간담회에 초청된 참석자들의 소속사 상당수가 국정농단에 연루된 기업인 탓이라는 해석도 붙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산규모 기준 재계순위 홀수 기업인들과 만났다. 회동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참석했다. 청와대와 재계 간 가교역할을 하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이틀 연속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참석자들은 소속사가 국정농단에 연루돼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문 대통령과 기업인 사이에 민감한 발언이 나올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일자리, 조선업 등 산업 전반에 대한 대화를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주관사인 KT의 황창규 회장에게 "올림픽 기간에 '오지(5G)' 통신을 이용하는 것으로 아는데 준비가 잘 되는가"라고 물었다. 황창규 회장은 "파이브지(5G)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2019년 상용화를 시작하게 되고, (평창올림픽이) 우리나라 IT가 퀀텀 점프(대도약)하는 결정적인 이벤트로 성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에게는 "그간 조선 경기가 워낙 안 좋아서 고생을 많이 하셨죠"라고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조선산업 힘내라고 박수 치자"고 제안해 참석자들이 다 같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대화는 전날처럼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특히 신동빈 롯데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은 긴장한 표정과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칵테일 타임 이후 비공개 회동에서는 비교적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공개 회동에서 역시 국정농단과 같은 민감한 사안이 아닌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산업 얘기가 오갔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총 회동시간은 2시간 11분으로, 전날에 비해 28분 짧게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