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여파 상반기 中사업 부진…점진적인 시장 회복세, 3분기 개선 기대
오리온이 상반기 내놓은 스낵 꼬북칩이 출시 4개월 만에 1000만봉 이상 팔리면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 인기가 ‘제 2의 허니버터칩’이라 불릴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내수시장 성공에도 오리온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달 6일 오리온그룹의 사업회사로 신규 상장된 오리온의 매출은 대부분 과자에서 나온다. 상반기 내내 중국 시장에서 이어진 과자 판매 부진이 오리온의 표정을 어둡게 하는 이유다.
중국 매출은 오리온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중국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따라 오리온의 연간 사업 성패가 좌지우지된다. 지난해 오리온 전체 매출(2조3863억원) 가운데 중국법인 매출(1조3460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절반을 웃돈다. 같은 기간 한국 법인 매출은 6794억원에 불과하다. 중국 법인이 벌어들이는 돈이 한국 법인보다 2배 이상이다.
1분기 부진에 이어 2분기 전망 역시 어둡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연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을 각각 4137억원(전년대비 -16.6%), 193억원(전년대비 -30.6%)으로 추정(인적분할 고려하지 않은 수치)한다”면서 “2분기 실적은 사드 영향에 기인해 예상대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제과 매출액 하락이 점쳐진다. 심 연구원은 “중국 제과 매출액은 전년대비 43.0% 감소한 155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매출 하락에 기인한 고정비 부담 증가로 2분기도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리온 내부에서는 “상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저점 탈출을 점치고 있다. 3분기 실적이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 탓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은 중국 대도시뿐 아니라 중소도시, 시골까지 진출해 있다”면서 “젊은 층이 많이 사는 대도시의 경우에는 중국 국가 정책의 영향을 안 받았는데, 중소 도시에서 그 타격을 많이 받았던 게 실적 부진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의 상황 반전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공장 생산량도 기존 생산 만큼 올라오진 않았지만,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도 중국 실적이 나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 매출은 4월 -65%, 5월 -40%, 6월 -20% 수준으로 월별 회복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예상했다. 송 연구원은 “시장 우려보다 빠른 매대 회복으로 7, 8월은 전년대비 -10% 수준으로 예상보다 빠른 회복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오리온은 14년 만에 중국 법인장 인사를 단행하며 분위기 반전도 꾀하고 있다. 오리온의 대부분 현지 직원들은 10년 이상 장기 근속을 한다. 주재원 역시 10년 이상의 경력자들이다. 여기에 ‘새 바람’을 불어 넣은 것이다.
중국 법인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규홍 부사장은 1982년 오리온에 입사한 인물로, 꼬북칩, 닥터유, 마켓오 등 제과 분야 생산·연구개발 전문가다.
오리온 관계자는 “그룹의 주력 자회사인 중국 법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경험과 리더십을 겸비한 이규홍 대표를 선임했다”며 “기존 제과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음료 등 신규사업의 기반을 정비해 오리온 중국 법인의 규모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물 사업도 시작할 것”이라고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4일 제주용암수 지분 60%를 약 21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색된 중국 시장은 사실 시간에 달린 문제로 보인다. 공격적인 마케팅 펼친다면 더 빠른 수준의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어차피 오리온은 해외 매출 비중이 큰 회사다. 베트남에서도 매년 성장 중”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