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앞두고 '4개월에 1억 7000만원' 주변 프리미엄 홍보…집값 안정 도모 정부 정책 역행 지적도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내달 서울 강남구 개포택지지구에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 분양을 앞둔 삼성물산이 최근 사전홍보관을 열고 대기수요 잡기에 한창이다. 회사는 홍보과정에서 자사가 지난해 바로 옆 입지에 분양한 단지를 예로 ‘4개월만에 1억7000만원이 올랐다’며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지 않고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시공사는 아파트 분양시 입지적 강점과 함께 설계평면의 우수성, 단지 커뮤니티 특징을 내세우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물산은 이들 내용과 함께 과거의 억대 프리미엄 형성을 근거삼아 투자가치를 강조한다. 사기업이 수익을 극대화 차원에서 하는 마케팅이기 때문에 문제없다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웃돈이나 프리미엄이란 말에 정부가 노이로제 반응을 보이면서 진화에 나서는 정책 방향성에는 분명 어긋나는 행태다. 김현미 장관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청약시장이 과열을 보이는 것에 대해 단기 투기수요를 원인으로 지적하며 과열이 이어질 경우 추가 안정화 조치를 취할 것을 시사했다.
이쯤되자 다스려야 할 곳은 시장이 아니라 건설업체라는 말이 나온다.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강남·서초 등 집값 과열 근원지인 강남4구에서 대장주로 꼽혀온 단지들의 분양릴레이가 이어진다. 최고 분양가 타이틀을 누가 가져 가느냐도 우열을 가르는 건설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마케팅도 은밀하면서 보다 과감하게 이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물산이 개포에서 분양할 시기에 GS건설은 서초구 잠원동에서 ‘신반포센트럴자이’로 대결한다. 10월 추석 연휴가 지난 뒤에는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이 강동구 상일동에서 4000세대가 넘는 ‘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분양에 나선다. 11월에는 현대건설이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1조원대 베팅으로 부지를 확보한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분양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국토교통부가 민간에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을 교묘히 파고 든 마케팅 수법이라며, 그 이면에는 내년이나 내후년 시장 성과는 기대할 수 없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정책실장은 “정부가 민간에 강제하는 것도 시장개입이라는 비판이 있어 쉽지 않다. 건설사는 이를 알고 교묘히 이용하는 것”이라며 “사업 실적만 생각하는 근시안적 시각이다. 내년 이후부터는 시장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올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