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1억원으로 8920억원에 그친 신한금융 제쳐…지분확대된 KB손보·KB캐피탈 효과 '톡톡'
KB금융그룹이 2분기 당기순이익 9901억원을 시현하면서 9분기만에 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금융그룹 순이익 1위 자리를 탈환했다.
KB금융그룹은 20일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2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70.6% 증가한 99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도 이 기간 전년동기대비 30.52% 늘어난 892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증가폭에서 KB금융그룹에 뒤졌다.
KB금융그룹이 순이익에서 신한금융그룹을 능가한 것은 지난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5년 1분기를 제외하면 2009년 2분기부터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줄곧 지켰다. 연간 순이익 규모로는 지난 2008년부터 9년 연속 1위를 유지해왔다.
분기가 아닌 상반기 실적으로는 신한금융그룹이 1조8891억원으로 KB금융그룹 1조8602억원에 앞서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2분기 KB금융그룹의 선전으로 양사의 순이익 격차는 1분기 1197억원에서 상반기 전체로는 289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KB금융그룹이 2분기 실적에서 신한금융그룹을 앞선 데는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율이 확대되면서 경영실적 반영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KB금융그룹은 자회사 지분확대를 위해 추진했던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지난 5월 19일 기준 KB손해보험 94.3%, KB캐피탈 79.7%로 지분율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2분기부터 KB손해보험 경영실적이 1분기 39.8%에서 확대되면서 그룹 연결재무제표에 포함됐으며 KB캐피탈은 이미 연결대상 자회사였으나 지분율이 1분기 52%에서 확대된만큼 그룹 지배지분 순이익 기여도가 증가했다. 이로 인해 KB금융그룹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지주사 설립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라고 밝혔다.
KB금융그룹은 KB손해보험 실적이 연결되면서 2분기 1조939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3% 증가했다. 2분기 NIM은 2%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5bp 상승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2분기 신한카드 충당금 기준 변경으로 27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2분기 순이익이 1분기와 비교해 10.5% 감소했다.
KB금융그룹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비은행부분이 강화됐고 증권도 시너지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B금융그룹이 만일 순이익 1위에 올라선다면 2011년 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금융지주사 1위의 왕관을 쓰게 된다.
하나금융투자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올해 KB금융의 순이익을 3조300원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지주)가운데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