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사이 17%넘게 증권가 떠나…비용 절감에 '매수편향' 보고서에 대한 불신도 작용
증시가 활황을 보이고 있음에도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는 되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증권 위탁매매) 부문보다는 기업금융에 힘을 싣는데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몸집을 줄이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한 시장 신뢰가 떨어진 것도 애널리스트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4개 증권사 애널리스트 수는 1095명으로 5년 전인 2012년 1328명과 비교해 17.5% 감소했다. 지난해 말 1116명과 비교하면 21명이 상반기에 사라졌다. 대형 증권사는 그나마 애널리스트 숫자에 별 변화가 없었지만 중소 증권사와 외국계 증권사는 애널리스트 감소가 두드러졌다.
이같은 애널리스트 감소세는 증권사의 실적 구조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과거 증권사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브로커리지 비중이 줄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수수료 수익 구조에서 브로커리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1년 67.9%에서 2015년 56.7%, 지난해 3분기 37% 수준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거래량 감소, 거래 대금 감소가 위탁 매매 수수료 감소를 불러 일으켰다. 여기에 증권사간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 구조에서 브로커리지 비중이 줄고 있다”며 “그만큼 증권사 실적 압박이 강해졌다. 이 가운데 수익 구조 개선, 비용 절감 차원에서 애널리스트도 조정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브로커리지 부문과는 반대로 애널리스트 직군이 없는 기업금융 부문이 강화되고 있는 것도 애널리스트 감소 요인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는 수익처 다변화를 진행하면서 기업금융 등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금융당국도 투자은행(IB) 육성을 통해 이를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애널리스트 보고서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수요가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애널리스트 출신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기업 정보가 부족했던 시절의 투자자들은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보고 투자 판단을 했던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과거와 달리 직접 찾을 수 있는 정보가 많아졌다. 여기에 매수 편향적인 의견 탓에 애널리스트 주체성과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 애널리스트 보고서 자체에 대한 신뢰가 깨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