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철강업체 공급과잉 해소…하반기 반등 기대
중국 중소 철강업체들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한국 철강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철강 전후방 산업의 생산활동도 호조를 보이면서 올해 하반기 반등이 점쳐진다.
12일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철강산업내 구조조정 결과 중국 철강업체들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철강 업종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과잉 공급은 지난 수년간 철강 가격 하락 원인으로 지목되던 요소다. 급속한 산업화 속에서 중국 철강 산업은 2000년대 들어 2004년까지 매년 두배 가량 성장했다. 이로 인해 2009년을 전후로 시장에 공급과잉 우려가 심화됐고 최근까지 철강 가격 약세를 부추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철강 산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 중국 철강업체들의 생산량은 감소했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철강업체들의 생산 설비 감축 규모는 6500만~7000만톤 수준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도 지난 5월까지 4200만톤에 달하는 생산 설비를 줄였다.
생산 설비 감축이 지속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철강 제품 수출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누계치를 기준으로 중국 철강 제품 순수출은 전년 대비 31% 감소했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국내외 철강업황은 세계 최대 철강생산국인 중국의 설비 구조조정과 세계 경제 회복기조 등에 힘입어 지난해부터 반등했다"며 "국내 철강 업체들은 철강경기가 부진했던 2015년에도 일정 수준의 수익성 방어 능력을 보여줬기 때문에 올해 안정적 실적 창출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의 지속적인 구조조정 의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불거진다.
전방 산업들의 생산 호조도 철강 업체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읽혀진다. 전방 산업 호조로 제품 수요가 늘면 철강 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강화된다. 그동안 공급과잉에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던 상황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다.
중국에서는 부동산과 인프라, 기계, 가전, 조선 등 전방 산업들은 생산활동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올해 5월까지 중국의 수정명목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늘었다. 수정명목수요는 자국내 조강생산량에 철강 수입량을 더한 뒤 철강 수출량을 차감한 수치다.
중국내 수요 호조는 국내 업체들의 내수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철근 업체들의 상반기 내수 판매는 전년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철근수요는 1260만톤으로 전년대비 7% 증가할 전망이다.
박현욱 연구원은 "중국의 수요호조로 중국산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점은 국내 업체들에게 긍정적"이라며 "철강업체들의 3분기와 하반기 실적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