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이사회 새 회장 인선여부 관심…부산은행·경남은행 힘겨루기 양상도
BNK금융지주가 새 회장 선출여부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성세환 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구속 기소 되면서 경영 공백이 장기화하자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최고경영자 경영 승계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금융권에는 성 회장 후임이 누가 될 지를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지주 이사회는 오는 13일 임시이사회 및 임원추천위원회를 열고 성 회장 후임을 결정하는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 임추위를 열어 후보군에 대해 검증을 거친 뒤 후보자를 결정하면 주주총회에서 최종적으로 선임한다. 이사회가 성 회장 경영 승계 절차를 진행할 경우 새로운 회장 체제를 꾸리기까지는 2~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회장 후보로 박재경 직무대행, 손교덕 경남은행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등이 거론된다.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내부 인물 중 지주 사내이사, 지주 업무집행 책임자, 자산 5조 원 이상 자회사의 최고경영자, 그룹 임원(퇴직자 포함) 등이 회장 후보가 될 수 있다. 임원후보추천위의 추천을 받으면 외부 인사도 후보가 될 수 있다.
박재경 대행은 지주와 부산은행에서 수년간 전략 담당 부장과 임원을 역임했다. 지주회사 전환, 경남은행 인수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일각에선 박 대행이 조직을 잘 파악하는 인물로 이번 경영 공백을 빨리 수습할 수 있는 적임자로 보고 있다.
다만 BNK금융지주 내부에선 이번엔 경남은행 출신이 맡을 때가 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대 2대 회장이 모두 부산은행 출신으로 꾸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은행 출신들이 주류를 이루는 분위기에서 경남은행만 소외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합병의 역사가 있는 은행마다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 암묵적 차별이 존재하기 마련"이라며 "BNK에서도 부산은행 출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경남은행 출신 회장이 선출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손교덕 경남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손 행장은 경남은행에 입사해 은행장까지 오른 전통 경남맨으로 불린다. 2014년 첫 행장에 선임된 이후 올해 연임에 성공했다. 손 경남은행장은 지난 2014년 내부 출신 최초로 경남은행장이 됐다. 손 은행장은 취임 후 경남은행 영업이익은 지난해 2678억원 기록하며 2015년보다 725억원 늘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손 행장이 경남은행 내부 출신으로 민영화 이후 내부 혼란을 수습하는 경남권 지방 은행으로 자리를 잡아간다는 평을 받고 있다"며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박영봉 BNK금융지주 부사장과 김일수 BNK캐피탈 대표이사도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각에선 외부 인사 발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부에서 회장을 찾아 맡기면 앞으로 탈법행위를 저지하고 나빠진 이미지도 좋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금융권에선 2013년 BNK금융지주 전신인 BS금융지주 시절 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사퇴 압력으로 관치금융 논란이 있었던 만큼 외부 인사가 회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BNK노조도 낙하산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 회장 구속으로 경영 공백이 생기는 문제가 생겼다고 외부 낙하산을 데려오는 관치 금융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성 회장은 지난 4월 자사주 시세 조종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 이후 BNK금융지주는 경영 공백 최소화를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운영 중이다. 성 회장의 부산은행장 임기는 내년 3월, BNK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오는 2019년 3월까지다.
다만 BNK금융지주는 새 회장 선출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BNK금융 한 관계자는 "성 회장이 자진 사퇴를 밝힌 게 아니다. 임기가 남아 있다"며 "회장직에서 물러나라고 강요할 수 없다. 금융당국도 성 회장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에서 물러나라고 하지 못한다. 이사회에서 적절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