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현금결제 우려 등…아이폰 이용자는 당분간 이용 불가

리니지M 대표 이미지. / 사진=엔씨소프트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이 거래소 시스템을 도입한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5일 리니지M에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엔씨는 거래소 기능이 포함된 18세 이용가 리니지M 앱을 별도로 출시하기로 했다. 거래소를 통한 아이템 거래에는 유료 구매 아이템인 다이아가 사용된다. 다만 아이폰을 사용하는 유저들은 당분간 18세 버전을 이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18세 버전 리니지M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18세 버전 리니지M은 기존 12세 버전과 동일한 서버와 계정을 공유하면서, 거래소만 별도로 탑재된 앱이다. 12세 이용가 버전을 플레이하던 유저들은 18세 버전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아 성인 인증을 거치면 기존 계정 그대로 게임 및 거래소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청소년 이용불가 앱이 유통되지 않는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18세 버전 이용이 제한될 예정이다. 아이폰 이용자는 별도의 구글 운영체제(OS) 기기를 마련하거나 PC로 모바일 게임을 접속하는 앱플레이어를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엔씨 관계자는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거래 관련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안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출시되는 18세 버전. / 사진=엔씨
이번 거래소 추가 버전에서 주목할 점은 아이템 거래 방식이다. 엔씨는 아이템 거래와 관련해 유료 결제 아이템인 다이아로 거래를 하게 되며, 상한가와 하한가 제한없이 자유롭게 판매 설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유저가 특정 아이템을 다이아 500개로 거래소에 올리면 다른 유저가 다이아 500개를 유료 결제한 후 해당 아이템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리니지M은 현재 누적가입자 700만명, 일평균 매출 9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일 최대 매출 13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최고 일간이용자수(DAU)는 출시 당일인 6월21일에 210만명이다. 출시 이후 평균 150만명 가량의 일간이용자수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 도입 이후 리니지M의 매출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기대를 반영하듯 엔씨의 주가 역시 전날 대비 3.6%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다이아를 통한 거래 방식은 향후 많은 논란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무과금 유저들 입장에서는 아이템 판매를 통해 다이아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긴 셈이다. 현재 무과금 유저들의 최대 불만 사항 중 하나인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과금 없이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경험치 획득량과 아이템 획득 확률을 높여주는 유료 아이템이다. 무과금 유저들은 그동안 과금유저들과의 경험치 격차에 대한 불만이 많은 상황이었다. 이제는 거래소 아이템 판매를 통해 다이아를 획득, 이를 다시 아인하사드 축복 구매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거래소 이미지 / 사진=엔씨
그러나 거래소 도입으로 인해 과도한 ‘현금결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기존에는 유저들이 엔씨가 공식적으로 판매하는 아이템만을 구매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거래소를 통한 아이템 구매를 위해 기존에 구매하던 것보다 많은 다이아를 써야할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특히 이를 악용한 일명 ‘작업장’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과거 원작 리니지에서도 현금거래로 인한 문제점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리니지M의 경우, 출시 당시 거래소가 막히면서 아이템 현금거래와 관련된 이슈가 나타나진 않았다. 그러나 거래소가 추가된 이후 원작과 마찬가지로 현금거래에 대한 이슈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특히 엔씨의 경우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도 엔씨 측은 게임내 시장경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이런 점에 비춰 볼때 게임내 현금거래에 대해서도 크게 관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아이폰 유저들의 거래소 이용 불가 문제도 향후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정책상 청소년 이용불가 버전을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 이는 향후에도 풀릴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아이폰 유저들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거래소가 없는 12세 버전만을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PC에서 모바일게임을 플레이 하도록 도와주는 앱플레이어를 이용하면 거래소 이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폰 이용자들과 다르게 즉각적인 거래를 할 수 없는 점에서 아이폰 유저들의 이탈은 향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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