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초가보다 400원 오른 1만9050원 기록…공모가에는 못 미쳐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제일홀딩스㈜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이 진행됐다. 사진 왼쪽부터 최규준 한국IR협의회 부회장,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민동기 제일홀딩스㈜ 대표이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전병조 KB증권 대표이사,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 사진=한국거래소

하림 그룹 지주회사인 제일홀딩스가 코스닥 상장 후 첫거래를 마무리지었다. 상장 첫거래일 종가는 시초가 대비 상승으로 마무리지었지만 공모가에는 미치지 못했다.

 

30일 코스닥 시장에서 제일홀딩스는 시초가 1만8650원 대비 400원(2.14%) 오른 1만9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종가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12위에 올랐다. 상장 전 시장에서 예상하던 코스닥 시가총액 10위 보다는 낮은 순위지만 시초가가 낮게 형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데뷔다.

 

제일홀딩스의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약 10% 낮은 수준에 형성됐다. 제일홀딩스의 공모가는 2만700원, 액면가는 100원이다. 청약 단계에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초가가 낮은 편이다. 다만 공모가 역시 예상보다 낮은 가격으로 설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종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증권가에서는 제일홀딩스가 상장시 주가 수준을 공격적으로 설정하지 않은 만큼 향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제일홀딩스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8억5837만주의 주문을 확보하면서 경쟁률 114대1을 기록했다. 주문의 68%가 희망공모가밴드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면서 공모가 상승 전망도 나왔다. 지난 19일부터 이틀에 걸쳐 진행된 공모주 청약에서도 경쟁률은 20.67대1을 기록했다.

 

◇낮춰 잡은 공모가 대비 하회…아쉬운 청약 흥행

 

청약 흥행에도 제일홀딩스는 확정공모가를 공모가 밴드 하단인 2만700원으로 책정했다.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단순한 수요공급 원리와는 상반되는 결정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6배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 

 

제일홀딩스는 재계 서열 30위인 하림 그룹의 최상위 지주회사다. 지주회사는 가치평가시 통상 주력 사업회사들의 가치의 합에 디스카운트가 적용된 수준으로 도출된다. 지주회사의 역할과 동시에 자체 사업을 갖추고 있는 사업형 지주회사라면 자체 현금흐름의 가치도 포함되지만 제일홀딩스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제일홀딩스는 상장시 희망 공모가 산정에서 할인율을 높게 잡았다. 제일홀딩스는 희망공모가액 산정 과정에서 할인율(18.2~10.3%)과 별도로 지주회사 할인율 20%를 적용했다.

 

제일홀딩스는 재계 서열 30위에 오른 하림그룹의 최상위 지주사다. 하림 선진 팜스코 팬오션 NS홈쇼핑 하림홀딩스 등 6개의 상장사를 포함해 총 74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연결 제무재표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액은 6조1964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507억원이다. 

 

민동기 제일홀딩스 대표는 "투명한 기업 경영과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코스닥에 상장하게 됐다"며 "이번에 확보할 자금으로 지난 팬오션 인수 당시 발생한 차입금을 상환하고 신규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보다 여론 악화가 부담…향후 주가 기대감 부각

 

제일홀딩스 입장에서는 지주회사 디스카운트와 보수적인 가격설정에 중심을 둔 결정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하림그룹의 경영권 상속을 두고 있는 부정적 여론이 작용했을 것이라 평가하고 있다. 

 

상장 전 제일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41.78%를 보유한 김홍국 하림 그룹 회장이다. 여기에 그룹 후계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 회장의 아들 김준영씨의 개인회사인 한국썸벧과 올품이 44.6%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준영씨가 함국썸벧 지분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납부를 위한 유상감자는 금융거래 기법으로는 하자가 없다고 해도 주주들의 여론에는 부정적인 이슈다. 여기에 올품은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성장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하림그룹은 일단 제일홀딩스가 성공적으로 상장했다는 점에서 한숨돌릴 전망이다. 이번 상장 이후에도 하림그룹 내에서는 지배구조 정리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제일홀딩스 외에도 하림홀딩스가 중간지주회사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제일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가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증권투자 업계 관계자는 "지주회사 정리와 후계 구도 등 지배구조에 추가적인 조정이 필요한 하림그룹 입장에서 제일홀딩스 공모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코스닥 시가총액 12위는 예상보다 아쉬운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주가 상승 이슈가 남아 있어 여론 악화를 제외한다면 기대감을 가져도 될 종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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