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1회용 점안제 저용량 제조…업계 비판에 국민건강 법률 준수 강조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1회용 점안제를 제조하는 회사들은 약가재평가는 수용하지만, 약가통일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실제 약가재평가 근거가 포함된 규정 개정안 의견접수 마감은 오는 8월 중순이다. 이어 9월에는 약가재평가에 이어 약가통일이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이번 보건복지부의 약가재평가는 지난해 8월 유니메드제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의견서가 도화선이 됐다. 당시 유니메드는 약사법 조항에 따른 1회용 점안제의 용기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다. 약사법 관련 조항은 ‘의약품을 오인용기에 담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해놓았다.
유니메드제약은 1회용 의약품을 리캡용기에 담는 행위를 오인용기라고 주장한 것이다. 리캡은 일단 용기를 따서 의약품을 사용한 후 다시 개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반대로 넌리캡용기는 일단 용기를 오픈하면 재개봉이 불가능하다. 1회용 제품이니까 당연히 넌리캡 용기에 담는 것이 원칙이라는 유니메드 입장이었다.
이 리캡 용기 논란은 점안제 용량과 직접 연결돼 있다. 0.8㎖ 이상인 고용량 제품을 리캡용기에 담아 판매하는 것이 제약업계 관행이었다. 지난해 의견서에서 유니메드제약은 리캡용기만 언급하고 용량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타 제약사들 반발은 거셌다.
이후 다른 제약사들은 단계적으로 넌리캡용기와 저용량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동시에 이 회사들은 유니메드제약이 복지부와 식약처 등 대관업무에만 주력한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실제 정부가 주관한 각종 간담회에서 제약사들과 유니메드는 근본적인 시각 차이를 드러냈다. 타 회사들이 주로 리캡용기로 고용량 제품을 생산하는데 비해, 유니메드는 넌리캡용기로 저용량 점안제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제약업계에서는 기존 의약품 제조 관행을 쉽게 무너뜨릴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유니메드제약도 쉽게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주력 제품을 제조하는 아산공장과 별도로 지난 2015년 7월 700억원을 투자해 오송에 신축한 공장에서 1회용 점안제를 제조하고 있다.
당초 유니메드는 2015년 7월 이전 DHP코리아에 위탁생산했었다. 당시 제조 물량은 연간 45억원 물량이었지만 현재 15억원으로 감소한 상태다. 물론 여기에는 고용량에서 저용량 제조로 전환한 점도 감안해야 한다. 단순 수치로만 분석하면 700억원을 투자한 공장에서 1회용 점안제 매출이 하락했으니 손해가 큰 셈이다.
수출을 포함한 유니메드 전체 매출도 지난 2015년에 이어 2016년 1300억원대로 정체 상태다. 이 회사는 연 매출이 1000억원을 넘지만 전형적인 다품종 소량체제 제약사다. 대표품목이 항혈전제인 세레나데인데, 연 매출은 40억원선이다.
유니메드도 타 제약사들 비판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넌리캡용기와 저용량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무균상태인 점안제는 일단 개봉하면 세균 등에 오염돼 안과질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대관과 홍보에 집중한다는 타 제약사들 지적에 대해서도 유니메드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회사에 대관과 홍보를 담당하는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단, 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이 홍보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만큼 유니메드제약 경영전략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기는 쉽지 않다”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어떤 점안제를 선택할 것인가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