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기조에 맞추고 공정거래 수사력 강조…공백상태 수뇌부 인선 후 ‘큰 수사’ 나설듯
검찰이 미스터피자 갑질 논란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급기야 '미스터피자'로 잘 알려진 MP그룹 정우현 회장이 사퇴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1호 수사대상이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 등 굵직한 대기업이 아닌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가 됐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갑질 논란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정 회장을 출국금지했다. 정 회장은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를 중간에 끼어넣어 가맹점들이 비싸게 치즈를 사도록 강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26일 대국민사과를 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가 미스터피자 본사 및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한지 5일만이다.
특수수사의 대가 윤석열 지검장 임명 후 재계는 어떤 기업이 수사망에 걸릴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런데 4대 그룹이 아닌 프랜차이즈 업체 미스터피자가 주요 수사대상이 되자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소 잡는 칼’ 윤석열 지검장의 수사 1호 기업치고는 존재감이 약한 기업이란 것이다.
미스터피자가 검찰의 첫 수사대상으로 부각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새 정부의 기조를 볼 때 생뚱맞은 수사가 아니란 해석이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미스터피자에 대한 수사는 소득주도 성장, 민생을 강조하는 이번 정부와 맥을 같이 하는 수사”라며 “이번 수사를 통해 비슷한 행태를 보이는 프랜차이즈들에게 경고를 던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갑질 청산 및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강조하는 정권의 기조에 맞춘 수사란 것이다.
또 하나는 공정거래조세조사부의 위력을 보이는 측면이다. 해당 부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근절을 강조하는 일감모아주기 및 갑질 행태 등을 담당한다. 일반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고발로 움직이는데 이번엔 인지사건에 대해 스스로 주도적으로 수사를 진행하는 적극성을 보여줬다. 새 정부에서 공정위의 위상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검찰 역시 향후 해당 부서 규모를 더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검찰이 조직을 정비하고 나면 그때부터 4대 그룹이나 주요 정치적 사건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있다. 현재까지는 몸 풀기에 가깝고 결국 향후 4대강 등 굵직한 사안에 손을 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문재인 정부는 법무부장관 및 검찰총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아직 총장인선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큰 수사부터 시작할 순 없을 것”이라며 “총장인선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큰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 이후 검찰 수뇌부 인사는 안개속이 되고 있다. 법무부장관은 인사추천위원회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며 검찰총장은 소병철 법무연수원 석좌교수 등 13명 후보 중 한명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