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 성능과 덩치 뒤지는 G4 렉스턴…‘안정성·사양·가격 우위’

“하나 더 위에 있는 차급, 그리고 또 하나 더”를 반복하면 소비자는 이내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이른다. “작은 차 타다 큰 차는 타도 큰 차 타다 작은 차는 못 탄다”는 말에 따라 기아차 모하비로 요약됐던 국내 대형 SUV 시장은 커지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4월 대형 SUV G4 렉스턴을 내놓았다.

쌍용차는 시장 형성 4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소형 SUV 시장처럼 대형 SUV 시장 역시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자신한다. 자동차 시장 흐름이 럭셔리, 대형 등으로 확대 성장하고 있어서다. 중형 SUV 싼타페 몸체를 키운 맥스크루즈로 대형 SUV 시장을 감당해 온 현대차 역시 최근 단종한 베라크루즈급 대형 SUV의 부활을 예정했다.

지난달 국내 대형 SUV 시장은 쌍용차 G4 렉스턴 투입으로 총 5086대가 팔리며 지난 4월 2230대보다 2배 넘게 급성장했다. G4 렉스턴은 출시 첫 달 2703대가 팔렸다. 쌍용차가 경쟁 모델로 지목한 기아차 모하비 역시 1783대를 판매하며 지난 4월보다 12% 넘게 판매가 늘었다. 오히려 현대차 맥스크루즈 판매량이 10% 감소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G4 렉스턴의 직접적인 경쟁자는 모하비가 아니라 현대차 맥스크루즈라고 평가한다. 태생 역시 닮았다. 모체가 싼타페인 맥스크루즈와 마찬가지로 G4 렉스턴 역시 출시 기원을 중형 SUV인 쌍용차 렉스턴w에 두고 있다. 쌍용차가 기아차 모하비를 G4 렉스턴 경쟁 모델로 지목한 것과 대조된다. 

쌍용자동차가 대형 SUV G4 렉스턴과 기아자동차 대형 SUV 모하비. / 사진 = 시사저널e


◇ G4 렉스턴 제원상 경쟁 모델 모하비보다 맥스크루즈

G4 렉스턴과 모하비는 가격과 제원상의 차이가 뚜렷하다. 우선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를 기준으로 G4 렉스턴은 2865㎜, 모하비는 2895㎜다. G4 렉스턴의 휠베이스는 이전 모델인 렉스턴W보다는 30㎜ 길어졌지만, 모하비보다 여전히 30㎜ 짧다. 전장 차이는 더욱 크다. 모하비 전장은 4950mm으로 G4 렉스턴보다 100mm 길다.

특히 G4 렉스턴은 맥스크루즈보다 짧은 전장을 가졌다. 맥스크루즈 전장은 4905mm로 G4 렉스턴 4850mm보다 길다. 1960mm에 달하는 전폭만이 G4 렉스턴의 덩치를 증명하는 유일한 잣대로 활용된다. 크기는 곧장 가격대로 이어져 엔트리 트림 기준 4000만원을 훌쩍 넘는 모하비와 달리 G4렉스턴과 맥스크루즈는 3400만원대에서 출고 가격이 정해졌다.

출력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쌍용차는 G4 렉스턴에 4기통 신형 E-XDI220 LET 2.2ℓ 디젤 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의 7단 변속기를 얹어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42.8kg·m의 힘을 구현했다. 이에 맞서는 모하비는 6기통 S2 3.0 디젤 엔진을 통해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m의 힘을 낸다. 동력 성능만 놓고 보면 국산 SUV 중 최고 수준이다.

맥스크루즈가 모하비 경쟁상대로 지목되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맥스크루즈는 R2.2 e-VGT 엔진을 사용해 최대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m의 동력 성능을 갖춰 덩치에 부족한 심장을 지녔다고 지적받았다. 하지만 오히려 G4 렉스턴보다 최고출력 최대토크 모두에서 우위에 선다. G4 렉스턴이 프레임 바디를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현대자동차 대형 SUV 맥스크루즈. / 사진 = 현대자동차

◇ 쌍용차 “프레임 바디로 맥스크루즈, 편의 장치로 모하비 넘는다”

하지만 쌍용차는 프리미엄급 사양과 후륜 구동 기반의 프레임 바디 차체를 갖췄다는 점에서 모하비 경쟁모델의 임무를 G4 렉스턴에 부여했다. 맥스크루즈는 프레임 바디가 적용된 G4 렉스턴 그리고 모하비와 달리 차체가 가벼운 모노코크 바디를 적용했다. 차체에 엔진, 서스펜션 등 새시를 직접 장착하는 모노코크 방식이 경량화나 비용 절감 측면에 유리한 까닭이다.

다만 대형 SUV 만큼은 프레임 바디가 여전히 주류로 주목받고 있다. 벤츠의 G클래스(G바겐)와 지프 랭글러를 비롯해 최고급 SUV들은 여전히 프레임 바디를 고수한다. 단단한 차체가 기반이 되는 주행성능과 정숙성, 안전성능은 모노코크로는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여기에 각종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얹어 경쟁 우위를 호소한다.

쌍용차 G4 렉스턴은 1.5GPa급 초고강도 기가스틸로 안전성을 강화하고 긴급제동보조시스템, 차선변경보조시스템, 후측방경고시스템, 사각지대감지시스템을 채택했다. 옵션의 현대차 맥스크루즈에 적용된 어드밴스드 스마트크루즈컨드롤, 전동시트, 매뉴얼 커튼 등엔 뒤지지만, 운전석과 동승석 통풍시트,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등 소비자 선호 사양을 대거 장착했다.

이에 기아차는 공세에 맞춰 올해 4월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고 LED 광원 안개등과 실내등, 신규 디자인의 기어 노브, K9과 동일한 모양의 스마트키, 스테인리스 타입의 리어 범퍼스텝 등 편의사양이 기본 탑재하고 나섰다. 특히 후측방경보시스템과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등으로 구성된 주행지원 시스템중간 트림부터 적용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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